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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옷깃에 달린 뱃지의 무게는?
2019년 03월 18일 (월) 11:21:58 김종윤 기자 jjong8610@hanmail.net
   
▲ 김종윤 편집국장

보령시의회가 존재가치가 없음을 시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시의회는 지난 15일, 장암(이곤순)서예관 조성을 위한 예산 14억 원 등이 포함된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수정의결했다. 서예관 조성을 위한 예산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의회의 모습은 '오락가락', '갈팡질팡'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서예관 조성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절차와 추진과정이 너무나 이상하고, 잘못됐음에도, 이를 바로잡기는 커녕 집행부의 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것에 문제가 있다.

의회는 이와관련, 3번 입장을 바꿨다. 첫번째는 지난해 12월 열린 본예산 심사에서 집행부가 이곤순 서예관을 조성하겠다며 5억 원을 편성해 제출했을때, 만약 문화의 전당안에 증축이 이뤄진다면 모든 보령의 문화예술인을 상대로 하는 보령시문화예술전시관을 조성하고, 일부 공간에 이곤순 서예 전시 코너 조성을 제안하며 조건부로 5억 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두번째는, 지난 12일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의하는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의회가 제시한 조건부 안을 깡그리 무시하며, 새롭게 집행부가 제시한 장암(이곤순) 서예관 조성을 위한 예산 14억 원을 삭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14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다시 이를 번복하고 원안 그대로 14억 원의 예산을 통과시켰다.

이럴거라면 애초 5억 원을 삭감시키지 말고 통과시켰더라면 9억 원의 예산이라도 절약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의원들 중에는 서예관 조성을 찬성한 사람도 있을것이고, 반대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예관 조성이 처음 얘기되기 시작한 2009년 아무도 몰랐던 밀실합의를 통한 '서예관 조성을 위한 협약', 특정인에 의한 추진과정, '왜 이곤순인지'·'이곤순이 누구인지'·'14억원의 시민 혈세를 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과연 보령문화예술을 대표할 만한 인물인지'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점은 의회에서 반드시 짚었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 4일 열린 설명회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확인한 바로는 당초 집행부는 설명회가 아닌 찬성과 반대측 의견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공청회를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 자리는 일방적으로 이곤순이라는 사람을 우상화하는 서예인들로 채워진 형식적인 자리로 진행됐다.

서예관 조성을 찬성하는 시민도 1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는 유권자며, 반대하는 시민도 똑같은 유권자다.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정파를 떠나 시민들을 위해 씌여져야 할 예산이 적정한 부분에 적정한 만큼 씌여지는지 감시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것이 시의원들이 최우선으로 해야할 일이다.

그들의 옷깃에 달려있는 뱃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10만 보령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소망과 기대감을 담고 있다. 그 무게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 행보도 신중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떡을 향해 쉽게 움직여서도 않된다. 부디 그 무게를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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