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천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김창겸이라고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느낀 '봉사'에 대하여 미숙한 솜씨지만 짧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저는 남들과 별 다를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고 너무 자신만을 보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봉사라는 것은 저와는 동 떨어진 형식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학년 생활은 뭔가 기억에 남을 특별한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교내에 RCY가 창단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 생각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게 될 일만을 상상하며 가입을 했죠. 봉사라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어느 날 단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저는 우연히 책장에 꽂힌 책을 보게되었고 그 책은 저의 '봉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봉사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이런 마음들이 있기에 세상이 변해가도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었구나'하는 마음속에 작은 물결이 쳤습니다.
'봉사' 대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가에 휴지를 줍는 것 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 크게 생색 낼 필요도 없고 너무나 쉬운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난 어느날 친구와 길을 가고 있을 때 저는 무의식적으로 앞에서 힘들게 자전거를 가지고 계단을 내려가고 계시던 할아버지께 손을 뻗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아래까지 내려다 드렸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인자하신 눈길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죠.
아주 작은 일이지만 예전같으면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저는 무의식적으로 실천했고 그 마음은 하루종일 제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했습니다. 그 후 제 마음 한 곳에는 봉사란 것이 굳게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잠을 자기 전 하루 일을 생각하면서 반성하는 버릇과 또한 '봉사란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남을 불쌍히 생각하는 마음이 아닌 다른 마음의 봉사는 거짓이라는 생각입니다.
단순히 자신보다 낮은 지휘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봉사는 아닐 것입니다.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한 보육원에 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의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안쓰럽고 불쌍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받아 보육원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상처가 될 것이고 그 마음을 가지고 사회에 나간다면 두 번, 세 번 상처를 받을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어서 였습니다.
보령원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시설에서 생활하며 느낀 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 아닌 다른 누구라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작게나마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관심으로 차 오르는 세계에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이 과연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저는 걱정입니다.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저도 물론 이제 막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된 고등학생에 불과하고 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계신 분들에게나마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행복한 시간에 주위를 한 번 둘러봐 주십시오.
우리의 눈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어려운 이들이 따뜻한 눈길 한 번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쉽게 단정짓지 말아주십시오. 내 친구, 내 가족이 어려움이 있을 때 그들의 고통을 한번쯤 더 생각해 주시는 것처럼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대해 주십시오.
작은 것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실천해 주십시오. 그리고 자신을 믿으십시오. 제가 남에게 손길을 주지 못하던 이유도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것은 못 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믿으십시오.
저는 아직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봉사'를 취미나 특기로 해 볼까 합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또한 친구들에게도 '봉사'라는 놀이를 하며 우정을 쌓아볼 생각입니다. 여러분들 중 심심한 분이 계시다면 저와 함께 놀이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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