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무인도서가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임이 밝혀졌다. 환경부는 지난 6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보령의 무인도서에 대한 학술조사를 실시했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지질조사 등 세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 천연기념물이 많이 서식하고,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랑가시나무 북방계선이 변산반도에서 보령까지 북상하는 결과가 조사되었다.
조사지역은 오천면 원산도리 군관도 등 16개 지역으로 분야는 육지동물, 식물, 식생, 지질 및 지형, 해안무척추 동물, 해조류 등이다.
주요 무인도 특징으로 효자도리 나무섬은 목도라고도 불리며, 섬 주위를 배로 돌면서 바다위를 날고 있는 노랑부리 백로 3개체가 발견되었다. 노랑부리 백로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지역을 주무대로 살아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에 생존하고 있는 개체수는 약 2,500마리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천연기념물 제 361호이며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다음 날 섬 탐사에서는 노랑부리 백로 약 50쌍 이상이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 정도의 규모만으로도 국제적인 보호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지역이다.
납작도에서는 검은머리 물떼새가 서식하고 있다. 섬 주위를 8마리가 날고 있었으며, 섬에서는 둥지 3곳 이상과 새끼 등이 있었다. 검은머리 물떼새는 우리 나라 서해안 무인도를 중심으로 번식하여 사람들에게 자주 목격됨으로써 흔한 새로 오인할 수 있으나 국제적으로 약 3천마리 정도밖에 없는 아주 희귀한 품종이다. 작은 섬이지만 이 새의 4쌍 이상이 납작도에서 발견된 것은 이 번 조사의 가장 큰 성과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천연기념물 326호인 이 새가 서식하는 납작도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대길산도에서도 천연기념물 323호인 매의 번식둥지가 발견되었으며, 찌르레기, 칼새, 바다직바구리, 노랑눈섭솔새, 검은머리 촉새, 북ㄹ은뺨멧새, 섬개개비, 뻐꾸기, 직바구리 등 희귀한 새들의 번식지였다. 매는 또 녹도리 용도에서도 발견되었다.
이 밖에 대청도에서는 가마우지 68마리가 관찰되었으며, 북쪽으로 집단서식지가 있었고, 남부지방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큰밀화부리가 중부지방에서도 눈에 띤 것은 희귀한 일이다.
대화사도는 활엽수림이 널리 퍼져 있으며, 특히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는 변산반도의 호랑가시나무 북방한계선을 훨씬 북단인 대화사도에서 35개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흉고 둘레는 4.5cm에서 16cm로 비교적 작은 규모였으나 현재 안면도, 보령 해안가에서 유묘가 다수 발견되고 있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다면 또 하나 보령의 명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외연열도의 한 섬은 많은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팔색조 2마리와 환경부가 지정한 유일한 파충류 멸종위기 동물인 먹구렁이 또는 '흑질백장'이라는 구렁이 1개체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많은 무인도에는 염소가 방목되고, 벌채나 간벌 등이 이루어져 식생이 매우 많이 파괴되고 있다. 따라서 염소나 멧토끼를 격리시키고 사람의 출입을 제한한다면 보령의 무인도는 아름다운 상록수림 북한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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