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碧眼)의 청년 두사람이 서툰 우리말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이들은 무엇을 하고있을까? 어디에서? 왜? 왔을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우리의 이웃으로 지내온 청년 선교사를 이사람에서 만나 보았다. 이들은 한국으로 파송되기위해 3개월 가량의 사전교육을 받았으며, 우리의 언어, 문화, 생활습관등에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국에 온 지 9개월째를 맞는 조나단 K. 히튼씨(21세, 미국인)는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 폴스(Idaho falls city)가 고향으로 보령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라고 한다. 록키산맥의 주맥과 지맥으로 둘러싸인 아이다호 주는 유명한 산악주(山嶽州)로 옐로스톤국립공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린시절 '스노우 보드' '댄싱'을 좋아했다고 말하면서 잠시 고향생각에 잠긴 히튼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 바로 선교사업에 자원한 히튼씨는 "내년 9월, 미국으로 돌아가면, 치기공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들어와 광주에서 4개월 가량 활동하다가 보령에 온 지는 5개월째라고 한다. 보령에서 지내면서 불편한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만나는 모든 시민이 참 친절하다"며 매우 만족해 했다. "한국말이 너무 어렵다"면서 느스레를 떨었지만 우리말을 배우려는 의지는 대단했다. 처음 접하는 단어가 꼼꼼히 기록된 메모장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광주에서 활동하면서 맛 본 "김치찌개를 아주 좋아한다"며, 처음에는 매운 맛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고 한다.
앤드류 데이비스 모팻씨(21세, 미국인)는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saltlake city, utah)가 고향으로 대전광역시 규모의 도시이다. 200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되는 것으로 유명한 솔트레이크시티는 이들이 속한 교단의 본산이기도하다. 눈이 풍부해 스키를 어렸을 때부터 즐겼다는 모펫씨는 브리검영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에 온지는 벌써 12개월이 나 됐지만, 그동안 광주등지에서 활동하다가 보령에 온 지는 7일정도 된다고 한다. 장래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아버지처럼 착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며, 소박한 미소를 지었다. 12개월 가량의 한국생활에 대해 역시 "한국말이 어렵다"고 말하고, 한국음식 중에는 '삼계탕'이 제일 좋다고 한다.
한편 이들은 선교활동 뿐아니라, 영어회화 교실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영어회화교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5시부터 시작되는데 현재 3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을 영어로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것에 중점을 맞추어 진행되는 영어회화 교실은 원어민(native speaker) 발음을 직접 접하게 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수강생인 최다은양(중3)은 "영어과목만큼은 자신있다"면서, 학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선교활동을 자원하였느냐?는 질문에 모팻씨는 "우리의 활동이 큰 일을 이루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 면서, "이웃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저 같이 살아가는 이웃으로 봐 달라"는 이들은 내년 6월과 9월에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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