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보령시도시기본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다. 도시기본계획은 대략 20년을 단위로하여 관할 도시내의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종합적 장기계획이다. 한마다로 도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라고나 할까. 이 기본계획은 앞으로 있게 될 도시관리계획 수립시 지침서가 될 것이고 투자 및 개발의 나침판이 될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을 보면 보령시가 지향하는 도시의 발전방향은 관광·휴양, 산업, 교통·물류, 교역중심도시로서 향후 2020년에는 20만 인구가 살게 될 도시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푸른 숲이 보이고 푸른 바다를 바삐 떠다니는 화선(貨船)이 보이고, 빌딩 사이로 쭉쭉 뻗은 도로가 보이는 듯하다. 참으로 가슴 벅찬 얘기가 아닐수 없다.

이번 기본계획이 보령의 지리적 잇점을 살려서 쾌적한 청정관광도시를 만들고, 친환경적인 산업도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소한 얘기는 아니지만 계획 그 자체를 나무랄 것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천에 옮기느냐 아니면 공염불에 그치고 마느냐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정(市政)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인적으로 반드시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달성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기왕에 이러한 도시모델을 추구한다면 보령이 갖고 있는 도서 및 천혜의 해양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산업 또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도 환경오염유발도가 비교적 낮은 IT산업을 포함한 첨단산업 유치나 동북아를 지나 유럽대륙까지 뻗칠 수 있는 물류, 교역의 중심도시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 매우 바람직 할 것이다.

향후 도시관리계획(실시계획)에 반영될 문제 같지만 역세권이 이동하면서 벌어질 현상에 대한 대응책도 사전에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역이나 버스터미널이 이동하면 과거의 역세권 주변에 있던 상가는 필연적으로 영업 매출이 떨어질 것이고 따라서 영업을 중단하는 상가가 늘어나게 되어 종국적으로는 국지적인 도시공동화가 초래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할인마트의 입점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점으로 머잖아 지역의 중소상인에게 성큼 다가 올 것이다. 

개발이나 투자에 비례한 환경보전책대책 또한 적극적인 자세로 제시되어야 한다. 인구가 집중하고 도시가 커지면서 필연적으로 자연환경은 훼손 될 수 밖에 없고 오·폐수와 쓰레기의 발생량 또한 증가 될 것이지만 과연 지금의 환경기초시설만 가지고도 완벽한 처리가 가능한지 검토하여야 할 문제이다.

또 쌀수입이 개방되면서 이미 논농사는 경쟁력에서 뒤떨어지게 된 것이 현실이고 이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논으로 사용하는 농경지, 예컨대 간척지등은 쌀농사 이외의 용도로 과감히 전환하여 활용할 방안은 없는 것인지도 깊이 생각해 봐야하겠다.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계획도 좀더 명확하고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보육시설, 의료시설, 요양 및 휴양시설은 저출산, 노령사회에 대비하는 필수 요건이다. 출산인구의 감소는 이미 시작된지 오래이고 2020년이면 이미 우리사회는 노령화 단계를 지나 노령사회로 고착될 것인데 도시의 개발 방향도 출산유도하고 노인복지부문과도 조화시킬 수 있도록 제시되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적극적인 시정의 의지와 함께 적잖은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내 놓았다 하더라도 이 두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도시기본계획이 계획으로만 그치지 말고 반드시 성공하여 2020년에는 그야말로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진 살기좋은 보령시」로 바뀌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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