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읍 소황리 황죽도 앞바다는 환경부에서 사구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 검토할 만큼 환경보존가치가 크고 어족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공군사격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납 성분으로 이뤄진 포탄과 탄피가 바다에 가라앉아 쌓이고 있다. 이에 <보령신문>에서는 공군기 사격표적물인 황죽도 인근 바다에 토착어종이 산란하고 서식할 수 있는 환경조성 여부 등을 알아보고자 지난 10월 27~28일, 11월 5일 등 3일간에 걸쳐 잠수부를 동원 황죽도, 석대도, 다보도 일대의 해저 환경실태를 파악해 향후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황죽도의 일반 현황 2. 황죽도, 석대도 앞바다 수중오염실태비교   3. 공군사격장과 환경생태보호지구 그리고 주민 4. 기획 취재 ‘황죽도’ 후기                                                                                        <편집자주>

◆ 황죽도를 향해

지난 달 27일 황죽도를 취재하기 위해 취재팀과 잠수기협회 회원, 잠수부 등 10명이 대천항에 모였다.

해상에서의 안전과 휴식을 위해 계획했던 어선에서 더 크고 안전한 유람선으로 바꿔 산소통, 수중캠코더, 수중카메라 등 취재장비를 싣고 오전 10시 대천항을 출발했다.

대천항에서 황죽도까지는 배로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잠수팀은 보트를 갖고 가야 하기 때문에 대천해수욕장 다보도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했다.

바람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 속에 유람선을 타서 그런지 소풍가는 기분으로 대천항을 출발, 5분정도 바다 위를 미끌어지듯 달려 잠수팀과 약속한 다보도 앞에서 만나 다시 황죽도로 출발했다.

▲ 황죽도 지상위에 떨어져 있는 연습용 포탄

바다에서 바라보는 대천해수욕장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30여분을 가니 목적지인 황죽도, 석대도, 직언도가 시야에 들어왔다.

황죽도 부근에 다다르니 전투기의 굉음과 연습사격소리가 취재팀 일행을 맞아 주었다.

30여 년간 웅천 앞바다에서 고기잡이와 어장을 했다는 한 선원은 “예전에는 직언도를 안황죽, 황죽도를 밖황죽이라 불렀다”며 “공군사격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낚시와 고기잡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은 공군사격으로 어부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그래도 사격이 없는 날에는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와 낚시도 종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죽도에 다달아 잠수팀과 취재팀이 조사할 곳을 정하고 작은 보트로 옮겨 탄 후 취재팀은 황죽도 안을 잠수팀은 섬주변 50m부터 탄피와 투하된 폭탄의 양과 수중환경을 조사하기로 했다.
섬 안은 작은 모래사장과 잘 다듬어진 바다 자갈로 이뤄져있었으며 키가 작은 잡목 등으로 이뤄진 작은 무인도였다.

하늘에는 공군기의 굉음과 연습사격소리가 조용한 바다를 뒤엎고 있는 상태에서 고기잡이를 한다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황죽도에 내린 취재팀은 공군기의 연습사격으로 패인 부분과 투하된 폭탄을 찾았다.  

자갈밭으로 이뤄진 섬 연안 이곳 저곳에는 투하된 폭탄으로 보이는 길이 1m정도 되는 폭탄과 작은 탄두들이 널려있었다.

투하할 때 바위와 부딪쳐 깨진 것으로 보이는 지름 20cm 정도 되는 쇠뭉치로 이뤄진 폭탄들이 눈에 띄었다.

사격이 없는 날이어서 그런지 멀리 4-5척의 배들이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으며 회유성 어종인 송어가 높이 뛰어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 황죽도 주변 물속에 떨어져 있는 연습용 포탄

2시간여에 걸쳐 해안을 탐사하고 잠시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잠수팀은 공군기가 사격을 하는 방향에서 황죽도 방향으로 잠수를 하며 투하된 폭탄과 어장환경을 살피며 황죽도 방향으로 접근해 갔다.
           
◆ 황죽도 앞바다 수중환경

잠수팀원들은 오전11시부터 계속 섬 연안을 잠수하며 주변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날 잠수팀원들은 점심식사도 거른 채 황죽도 수중탐사는 오후 3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수중탐사 결과 황죽도 연안으로부터 20m전방부근부터 포탄과 탄피가 쌓여있고 바닷물에 부식돼 심하게 녹슬어 있고 물고기가 은신 할 수 있는 바위주변은 수중식물은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무인도의 경우에는 전복, 소라, 석굴 등을 캘 수 있으나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 무인도 앞바다 수중생태환경은 바위 틈새로 수중생물이 자생하고 있으나 황죽도 앞바다는 수중식물이 없어 흔히 볼 수 있는 우럭, 놀래미 등을 찾을 수가 없었으며 녹슨 탄피로 인해 백화현상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수중생태환경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은신 할 수 있는 수중생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황죽도 인근은 20여년째 포탄 사격을 해왔을 뿐 탄피를 수거하는 수중정화활동은 전무한 상태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중정화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날 수중탐사를 담당했던 잠수부원들의 중론이었다.

황죽도 주변지역의 오염은 지난 2002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실시했던 환경영향평가 수질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황죽도 해수의 경우 전체적으로 탁도는 양호한 편이며, 용존산소로 볼 때 황죽도 인근 수역은 수질등급 Ⅰ등급으로 만족하고, 해안주변 수역은 황죽도 인근수역보다는 조금 낮지만Ⅰ등급에 가까운 수질을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물 항목(COD)은 조사지점에 따라 0.3~3.8mg/ℓ로 편차는 있지만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구리와 납에 대해서는 전체 조사지점에서 수질환경기준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서해바다는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와 수온차가 크다.

주로 서식하는 생물로는 어패류와 조피볼락(우럭), 새우, 광어, 갈치, 뱅어포, 꽃게가 있으며 크게는 정착성 어종과 회유성 어종으로 나뉜다.

물고기는 수온의 변화에 민감해 수온변화에 따라 이동을 하며 정착성어종은 수중식물이 잘 형성된 곳에 알을 품고 일정시간 머물러 생활하게 된다.

석대도, 황죽도 인근은 바다모래와 개펄이 많은 곳으로 꽃게, 바지락, 맛, 해삼, 전복 등이 많이 나는 곳이다.

▲ 잠수부원들이 수중촬영을 시작하기전 수중촬영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바다는 수중생물이 30만여 종이나 살고 있으며 아직까지 실용화를 시키지 못한 각종자원이 묻혀있는 ‘자원의 보고’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고 망가진 폐그물, 쓰레기 해양투기 등을 통해 보존보다는 환경훼손을 일삼아왔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자원의 보고인 바다에 우리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을 일삼고 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 석대도 앞바다

모세의 기적이 연출되는 석대도는 갯바위 낚시터로 이름이 알려져 있을 만큼 백조기와 우럭, 농어 등이 낚시를 담그기 무섭게 낚여 낚시꾼을 즐겁게 하고 백사장에서는 간단한 채비만으로 살감성돔 등을 낚을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 앞에 우뚝서 있는 석대도 앞바다는 서해안이 그렇듯이 갯벌이 잘 발달 돼 있다.

갯벌이란 말 그대로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나 강가의 모래 또는 갯벌로 된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을 말한다.

예로부터 갯벌은 우리에게 김이나 백합, 바지락 등 온갖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바닷가의 농토 역할을 해왔다.

생물의 보고로 익히 알려진 개펄이 최근에는 주변 연안 해역을 청소하는 ‘정화조’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삼림과 더불어 갯벌을 비롯한 습지들이 지구의 허파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갯벌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더욱 늘어가고 있고 보존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은 그 면적으로 볼 때 캐나다 동부 해안, 미국의 동부 해안, 북해 연안, 아마존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의 5대 갯벌로 꼽힐 정도로 광활하다.

과학이 점차 발달하면서 더럽고 쓸모없이 보이는 갯벌은 육지와 바다를 이어주는 완충 지대로써 각종 어패류의 서식지와 산란장을 제공하고 전체 어획량의 60%이상을 생산한다. 또 육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철새의 이동 경로와 서식지로서 생물 종류의 다양한 보존을 위해 중요하게 보존되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갯벌 속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을 하는데, 이 생물들을 이용해 식량 자원이나 의학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석대도 앞 수중을 탐사한 잠수원들은 무창포해수욕장방향의 모세의기적 행사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은 앞쪽의 바닷속은 놀래미 등이 많지는 않았으나 반대방향인 바다쪽은 수중식물과 놀래미, 우럭등을 발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주변 바위 틈새에는 소라, 전복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말했다.

하지만 녹슨 폭탄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황죽도의 수중환경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여 황죽도 앞바다의 정화운동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벌여야 한다고 잠수부들은 다시 한 번 입을 모았다.

이번 취재를 통해 바닷물은 아무 말 없이 유유히 흐르지만, 이런 바다에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쓰레기를 버리는 등 우리들로 인해 심하게 몸살을 알고 있음을 새삼 알게 됐다.

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논리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전된 상태에서 환경의 보존은 사람들이 누려온 혜택만큼 자연을 위해 돌려 줘야 할 것이다.

/기획취재팀 김광태·김석태·황선이 기자

본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