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을 통과하는 한전 소유의 고압선이 토지 소유주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철탑을 설치하여 보상청구와 함께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사업법에 의해 한전이 사업을 위해 '타인의 토지 등의 일시사용, 타인의 식물 변경 또는 제거, 토지 등에 출입하거나 전선로를 설치할 경우, 손실보상을 하여야 한다(동법 58조). 그러나 보령화력의 경우, 80년대 초부터 보령시 일원에 송전탑을 설치하면서 철탑이 세워진 부분 토지소유자에겐 일부 보상을 했으나 송전선이 지나가는 토지인 선하지(線下地)에 대해 전혀 보상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선하지 토지 소유주들이 한전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 경우는 한전이 손실보상을 하지 않은 채 불법공사를 했기 때문에 '손해보상'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한 무료법률회사는 고압선이 통과하는 토지 소유자의 보상청구에 대해 "고압선이 통과하는 주택이나 토지 소유자는 상공에 대한 이용을 제한 받을 수밖에 없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토지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 따라서 전기사업법에는 용전기 설비의 설치나 이를 위한 측량, 시공 등을 위하여 타인 토지의 공간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따라서 고압선을 설치하면서 토지 소유자에게 아무런 손실보상을 하지 않았다면 토지의 감정결과에 따라 토지 소유자는 공중 공간의 이용이 제한 받는 비율로 고압선 설치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압선 설치자는 토지 상공에 고압선을 설치함에 있어 토지 소유자로부터 적법하게 공간사용권을 취득하지도 않았고, 그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지 않았으므로 고압선의 설치는 불법 점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서울이나 대전 등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판례도 토지 소유주들이 승소했고, 가까운 서천지역에서 한솔제지 공장으로 연결된 고압선 선하지에 대해 보상한 선례가 있어 보령지역 철탑 부분에 대한 소송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하지 토지 소유주인 김모씨(명천동)는 "철탑을 세울 당시 한전 관계자에게 선하지 보상 여부를 물었으나, 주택일 경우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말해 결국 주민들을 속인 채 공사를 강행했다"며 "현재 불법으로 설치한 것이 밝혀진 만큼 철탑을 사유지로부터 하루 속히 이전하고 그 동안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탑을 관리하는 대전전력관리처 송전운영부의 한관계자는 "20년전 철탑을 설치할 때 일부 토지 소유주들에게 보상을 해주었으며, 당시 선하지 토지 소유주들은 문제조차 제기하지 않아 보상에서 제외된 것 같다"며, "철탑의 이전은 1개소 당 2억원 이상 비용이 소요되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일부에서 민사소송이 제기되었으나 한전의 시설물들이 거의 전체 국민이 사용하는 것이므로 토지 소유주들이 큰 불편이 없는 한 이해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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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 목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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