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여러분의 집에는 한 두 개쯤의 달력들이 걸려 있을 것입니다.
저희 집도 마찬가지로 달력이 걸려 있는데 달력의 중간 중간에 붉은 색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생일 표시인가요?
물론 생일 표시도 있지요. 하지만 붉은 색 표시의 대부분은 우리 가족이 함께 바다로 나가는 바닷물이 많이 빠지는 날짜를 표시해 놓은 것이랍니다.
붉은 표시가 되어 있는 날이면 우리 가족은 아침부터 맛소금, 장화, 삽 등을 챙기랴 분주해 집니다.
한 참을 정신 없이 챙긴 후 향하는 곳은 바로 '모세의 기적'이라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 바닷가입니다.
바다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우리 가족의 마음은 바다에 대한 고마움과 기대감으로 흥분되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맛살이 많이 잡힐까?
맛소금은 부족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만큼, 벌써 도착한 많은 차들이 주차장에 꽉 차 있으며 바닷가에는 군데군데 사람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루고 갯벌 바닥을 삽이나 호미로 파낸 자국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구멍을 파고 맛소금을 넣으면 맛살이 고개를 쏙 내밀며 여기 저기서 "야, 잡았다."하는 탄성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신기해 합니다. 하지만 신나던 얼굴을 금새 찡그리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맛살을 잡기에만 급급해 마구 버린 맛소금 봉지, 먹고 버린 과자 봉지, 컵라면 봉지 등이 군데군데 갯벌에 널려 있습니다.
이것을 보신 아버지께서는 맛살을 잡으시던 손을 잠시 놓으시고 비닐봉지를 주워서 치우시면서, 갯벌이 있어서 아름다운 철새들이 날아오고, 태풍의 피해를 막아주며 산란의 장소를 제공하고 정화 작용을 하는 이 갯벌을 오래 보존해야 할 텐데 하시며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도움을 주는 갯벌을 누가 지켜야 합니까?
바로 우리들입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버려서 우리 고장을 찾아온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합시다. 작은 맛살이나 조개 등은 함부로 잡지말고 놓아주며 관광객들에게도 갯벌의 소중함을 알려서 머나먼 미래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자연의 보고 영원한 '모세의 기적의 바다'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다 함께 지키고 가꾸어 나가자고 이 연사 마지막으로 힘차게 부르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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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30 화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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