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동저의 겨울형 기압배치가 되기 전·후에는 대륙방면으로부터 한냉한 대기가 이동성 고기압이 돼 이동해 온다. 연중 가장 빈번히 이동성 고기압이 나타나는 시기는 4월~5월, 10월이다.

이동성 고기압권내에서는 바람이 약하고 맑은 날씨를 보이며, 내륙에서 이동해 온 공기이기 때문에 건조하다.

이와 같은 대기상태일 때는 이른 아침에 기온이 몹시 내려가 10월 초라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서리가 내리는 곳이 많다.

이와 같이 이동성 고기압은 상공의 편서풍에 의해 동쪽으로 이동해 가지만, 서해에 진출해서 우리 나라를 지날 때까지는 3~4일이 걸린다.

그 뒤에는 기압골이 통과하며 이에 동반된 저깁압에 의해 바람과 비가 오지만 다음에는 또 이동성 고기압이 나타나 날씨는 회복된다.

가을에 나타나는 3~4일의 날씨주기는 이와 같이 고기압과 기압골이 차례차례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말이면 3~4일 주기에 해당돼 비가 올 때가 있다.

가을에 맑은 날씨가 5일 이상 계속되는 경우의 기압배치로는 두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우리 나라 부근에서 이동성 고기압이 정체하는 경우로 가을에는 매우 적게 나타난다.

두 번째로 고기압이 동서로 대상을 이룰 때로, 맑은 가을 날씨의 지속은 이와 같이 고압대에 들어 있을 때이다. 맑은 가을 날씨는 행락이나 여행에는 매우 좋겠으나 시정이 나쁠 경우도 있다.
한편 이동성 고기압 중심이 서해에 있을 경우 천식의 발작증세가 나타나고, 중심이 우리나라로 이동하면 천식의 발작이 심해지고, 고기압이 동해로 이동했을 때는 천식의 발작은 그치게 된다. 천식의 발작은 물론 개인의 천식은 체질에 좌우되나, 많은 환자를 취급하는 병원에서는 위의 설명에 공감한다.

이동성 고기압권 내에서 천식의 발작이 증가하는 것은 지상 부근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되는 세진이나 화분 등이 머물기 쉬운 것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이런 물질이 바람에 날려가기 때문에 천식·발작은 중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