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얘기지만 고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들로 인해 속을 썩었다.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고 세상은 시끄러웠다. 그러나 두 대통령은 아들 편에 서기에 앞서 철저한 사법처리를 촉구했고,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과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모두 옥살이를 피하지 못했다.

김영삼 대통령 재임시절 이른바 ‘김현철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997년 5월 17일 김현철이 고교동문 등 기업인 2명으로부터 이권청탁과 관련해 46차례에 걸쳐 총 32억2천 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고 특가법상 알선수재 및 특경가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김현철을 구속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한보 정태수 총 회장과 김종국 재정본부장, 신한국당 홍인길. 황병태. 정재철 의원,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 및 김우석 내무부장관 등 모두 9명이 구속됐다.

김대중의 3남이자 막내아들인 홍걸은 국민의 정부 시절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에 처해졌다. 아버지 김대중이 현직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2년 5월, 최규선 게이트(불법 뇌물 자금 수수)를 수사하던 검찰은 김 대통령의 3남 홍걸이 체육사업자 선정 로비 등의 명목으로 36억 7천만 원 상당의 금품과 주식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에 아들 3명이 모두 권력형 뇌물 비리로 구속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때 정치권과 사회에서 떠돈 말이 바로 '홍3 게이트'다. 이 같은 사건이 터지자 당시 유시민은 김대중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고 김대중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가족으로 인해 망신살을 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상대가 자식이 아니라 부인과 장모라는 점이 두 전직 대통령과 다를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윤 대통령은 언제나 당당하다. 당당하다 못해 그의 모습에는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김영삼·김대중과 달리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진실인지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윤 대통령에게 묻는다. “도대체 공정과 상식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묻고,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진짜 범인이 맞는 것이냐”고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