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에서 상임위원장이 지위를 남용해 조직개편안 처리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어 논란이다. 시가 의회에 제출한 조직개편안이 상임위원장의 독단으로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시는 현재 1개 국이 8~11개 과를 다루고 있어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1개 국을 신설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방시대 시책 등을 주도하기 위해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기 위한 '보령시 행정기구 및 정원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임시회에서 상임위원장은 조직개편안이 통과될 것을 우려해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는 지방자치법의 취지와 맞지 않으며, 의회는 의장이나 위원장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장이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6월 정례회에서도 상임위원장은 같은 이유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같은 상임위 소속 위원들이 안건 상정을 요구하는 안건상정 변경(추가) 동의를 발의했지만, 상임위원장은 이를 무시하고 회의를 정회했다. 당일 밤 12시까지 회의는 속개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조직개편안을 비롯한 8건의 안건이 모두 처리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처리과정이 무효화 될 수도 있는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됐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중략)...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할 때에 개회한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해당 상임위 소속 3명의 위원이 개회를 요구했음에도 개회를 하지 않았으므로 상임위원장이 '지방자치법'을 어긴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개편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치단체의 여건과 시대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렇기에 조직개편안은 의회에서 안건을 상정해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과 안건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의회는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민주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이 독단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다.

이번 보령시의회의 사례는 지방의회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채, 개인적인 의견이 시정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해당 상임위원장은 국을 1개 더 신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과 조직을 개편하게 되면 의회의 상임위 배분문제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상임위원장은 지난 6월 11일 자치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조직을 확대하는 안이 타당한지 타당치 않은지에 대해 의원으로서 검토하고 이 안에 대해서 적절치 않고 합리적이지 않고 효율성에서도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관련 보령시 공무원노조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인사 적체로 30년이 넘는 공직 생활을 했음에도 승진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 확대를 위한 자치조직권 확충과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행정수요 증가에 따라 공무원 업무수행이 능률적이지 못하게 되고 시민들에게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이번 조직 개편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령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조례 개정안 상임위원회 상정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자 대화를 시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전화상으로 통보하고 만남의 자리를 거부했다”며 “자치단체 조직 개편에 대한 권한은 자치단체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아시는 위원장이 본인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