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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매슈 크로퍼드 지음 『운전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책 익는 마을 원 진호
2024년 04월 09일 (화) 11:09:06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Why we drive
 이 책의 원제다. 한국판 제목을 보면 답을 유추할 수 있다. 우리를 운전이 인간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닐 수 있다. 아닌 상황과 조건들이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것을 다룬다. 그리고 인간답게 하는 운전의 본질과 모습을 보여 준다. AI와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에서 인간의 직관과 이성은 자꾸 배제되고 있다. 법률과 정책, 제도도 인간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있다. 명분은 안전과 진보된 과학기술의 적용이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에 비판적이다. 인간의 상호예측능력이나 창의적인 생각과 선택, 행동 능력의 퇴화를 초래할 것이라 주장한다.  
 저자는 1965년생 중년 찐 미국인이다. 인물사진도 오토바이 옆에 운전 슈트를 입고 찍었다. 이력을 보면 정치철학 박사이고 모터사이클 정비사이다. 이 분은 미국의 자동차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이 분의 첫 차는 1963년형 비틀이다. 열다섯 살 때다. 당시 포르쉐 수리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스물한 살 때는 1972년형 고물 지프스터를 타고 여행을 갔다고 한다. 결국 운전이 불가능한 이 차를 집으로 돌아오는 기찻표 값을 받고 팔았다 한다. 그는 이 암울한 상황에서 오히려 자유를 느꼈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그는 고철 덩어리인 1963년형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를 수리하고 타고 다녔다 한다. 그는 평생 운전을 했고, 차를 직접 수리하고 정비했다. 운전과 차와 관련된 놀이와 스포츠에 매료되었다. 그 사이 차는 수동에서 자동으로, 자율주행차로 진화했다. 제도와 정책도 이에 따라 진화했다. 도로 위 감시 카메라는 수도 없이 많아졌고, 운전자는 앞 차와 옆 차와의 눈치 싸움보다 신호등과 개정된 도로 규칙, 그리고 차내 각 종 경보등과 알림 신호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 주권의 문제
 이 책의 문제의식은 ‘점점 진화하는 사회적 통제의 수단과 목적이 무엇인가?’이다. 저자는 자율주행차와 네비게이션, 구글뷰, 운전자의 행위주체성을 무시하고 엄격하게 적용하는 도로 신호체계등이 인간의 주권과 자치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물론 기술의 발전과 안전의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를 당연시 하면 안된다. 그 뒤에는 거대 다국적 자본의 논리가 숨어 있고, 우리가 결국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할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편함과 위험의 감소가 자칫 인간 자율과 자치, 그리고 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손수 자동차를 만들어 타기’. 요즘 추세인 자율주행자동차가 오류가 날 경우 운전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류가 진짜 오류인지 판단할 수는 있는지? 저자는 운전의 지능적인 행위를 기계에 떠 넘기면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말하고 있다. 2부는 ‘모터스포츠와 놀이정신’. 저자는 드리프팅하는 레이싱대회, 나의 차 뒷부분을 남의 차 앞부분을 부딪치는 워런 카운티 축제, 산 경사지를 내달리는 포틀랜드 자동차 대회, 오프로드용 오토바이 경주인 헤어스크램블 대회, 칼리엔테250 체험을 소개한다. 우리는 이런 놀이를 왜 하는가? 저자는 놀이는 타율에 반하는 주권을 챙기는 일이고, ‘환대와 우정이 결합된 정신’을 배우고 체험하는 것이라 말한다. 3부는 ‘자치이거나 아니거나’. 이 부에서는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와 너무나도 많고 복잡한 규정에 따르는 신호체계에 맹렬히 비판한다. 인간에게는 상호예측능력이라는 것이 있다. 로마나 런던등의 복잡하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운전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미국처럼 철저히 신호체계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느 곳이 옳을까? 저자는 혹시 정부의 예산에 도움이 되고 안전산업 복합체의 이익에 기여하기 위함은 아닌지 반문한다. 4부는 ‘새 주인을 맞이하라’. 전 세계의 구글 지도화가 어떤 파장을 가져다 줄 것인가? 저자는 영국인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이유를 운전에서 찾고 있다. 런던에서 택시운전자가 되려면 4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구글 앱을 이용하는 우버 운전자는 너무나도 쉽게 런던 도로를 돌아다닌다. 이는 런던 운전자에게는 실존적 위협이고 주권 침해로 인식될 수 있다. 해서 브렉시트의 슬로건이 ‘통제권을 되찾자’였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한 심오한 인지력-스스로 상황을 해결하는 타고난 기술-을 전 지구적으로 움직이는 데이터 수집 집단에게 빼앗기고 있다. 스마트시티도 그렇다. 장밋빛 희망만이 그 곳에 있을까? 안전과 효율, 환경 보호와 자연친화적이라는 논리하에 인류의 인지적 무능력은 가속화되고, 대화와 협상, 타협의 민주주의는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결국 문제는 주권이다’라고 말한다. 마음대로 돌아 다니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 가운데 하나라 한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등은 이동성을 증폭시킨다. 그리고 인간이 이를 선호하는 것은 리모콘의 조종을 받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지금의 자율주행 자동차나 도로 규제, 구글같은 거대 데이터 자본의 간섭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정답은 없다. 미래는 여러 갈래의 지형으로 나뉘어져 있고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문제는 지식과 정보를 종합하여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우리에게 옳은 건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끌려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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