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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익는 마을 유하나
2024년 01월 09일 (화) 11:21:03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니체와 시니어 레거시(Senior Legacy)
 요즘 웰다잉(Well Dying)을 배우기 위해 그 첫걸음으로 자서전 쓰기 강사 과정을 공부 중이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시니어 레거시(노인 유산)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시니어 레거시가 무엇일까? 노인이 죽으면서 남기는 무형 유산을 말한다. 그들이 사는 동안 했던 일, 가치관, 지혜, 주변 사람들에게 미쳤던 선한 영향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레거시는 사람이 남기는 유산 중 가장 영구적인 것 중 하나다. 한 사람이 살아온 삶에서 얻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그가 남긴 가치를 오래 기억하게 해준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며, 노년에 접어들었을 때 우리 자신의 레거시를 생각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니어 레거시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핵심인 ‘영원회귀’ 사상은 맥락을 같이 한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우리가 사는 동안 매 순간의 모든 선택과 경험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한 사람의 생애 전반에 걸친 선택과 행동은 끝없이 반복되는 서사를 이룬다. 그러므로 개인이 영원한 순환 속에 남기는 지속적인 영향에 대해 성찰하도록 하기 때문에 행동과 선택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시니어 레거시 구축은 개인을 넘어 타인과 사회에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는 측면에서 영원회귀 사상과 일치한다. 이 책을 꾸역 꾸역 읽으며 그 의미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도중에 영원회귀 사상이 시니어 레거시 개념과 연결되었을 때 나는 작은 전율을 느꼈다. 철없던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 하나 둘 보이게 되고, 내 삶에 책임감을 무겁게 느꼈기 때문이다.

■ 레거시 그리고 영원회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는다는 게 가능할까. 눈으로는 읽고 있는데 뇌에서 처리가 안되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인간이 영원한 순환의 일부임을 깨닫고 인정해야 의미 있는 존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간 삶의 방식이 무한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 근데 왜 그것을 인정해야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일까. 우리의 선택과 경험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 선택들의 합이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모든 인식, 직업 선택, 관계, 개인적 열정 추구 등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에 기여하기 때문에 매 순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니체는 삶에 대한 책임감, 마음 챙김, 자신의 가치와 지속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도록 한다.
 의미, 영향, 존재의 지속적인 본질을 추구하는 시니어 레거시 역시 다시 살아볼 가치가 있는 삶을 살게 하는 니체와 공감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의 삶에 의미를 찾고,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치고 지속될 수 있는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일은 잘 늙어가기(Well Aging)와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기(Well Dying)의 조건이 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삶에 무상함을 더 크게 느낄지도 모른다.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허무주의에서 빠져나와 내 삶에 의미를 되찾고 평생 일궈놓은 나의 지혜를 전달하여 다른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 레거시 그리고 권력에의 의지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개념은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동기, 원동력을 말한다. 이는 자기 극복에 대한 열망, 탁월함의 추구, 강인함의 표현, 세상에 자신의 영향력과 가치를 전달하려는 추진력을 포함한다. 이러한 권력에의 의지를 내 삶의 레거시를 구축하는 데 적용하면 어떨까. 특히 자기 극복에 대한 경험은 인생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극복하는 통찰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통찰력은 다른 사람과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힘과 활력을 필요로 한다. 권력에의 의지는 공허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화에 수동적이기를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살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원동력으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들은 사실 90세가 넘은 우리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쓴 나의 희망 사항이다. 불면증과 우울증 증세 속에서 마지못해 살고 있다는 할머니의 말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할머니의 이러한 상태를 가족들이 어떻게 도와야 할지 그 방법조차 모르기에 더 답답했다. 내가 요즘 시니어의 삶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이유다.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가는데 중장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이며 아름다운 죽음은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는 이제 책에서만 읽어 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나는 나의 레거시를 만들고 싶다. 그동안 수 없이 후회했던 나의 선택지들에 대한 반성과 삶의 책임감에 대한 약속을 지켜낼 것이다. 이것이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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