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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결혼도 못하는데 출산은 무슨 출산”
2023년 04월 18일 (화) 12:27:08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여겼다. 18세에서 80세까지 전국 성인남녀 5천20명을 대상으로 ‘행복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31%가 ‘좋은 배우자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건강하게 사는 것(26.3%)’, ‘돈과 명성을 얻는 것(12.7%)’,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10.4%)’,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7.6%)’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조사결과와는 달리 2030 젊은 세대들의 결혼관은 사실상 답이 없는 상태다. 2019년 23만9159건이던 혼인 건수는 2020년 21만3502건으로 약 10% 감소했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결혼 건수가 줄었다고 생각했으나 이 같은 예측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바로 경제여건이다. 취업에, 내 집 마련에, 결혼자금은 물론이고 아이를 출산하면 양육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돈이다. 수도권 집 한 채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오르내리고 전월세 값도 만만치 않다보니 결혼에 대한 기피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

금수저들이야 부의 대물림으로 좋은 집에, 좋은 차에, 좋은 조건을 갖춘 상대를 만나 보금자리를 꾸릴지 모르지만 흙 수저들에게 이 같은 환경은 사실상 꿈의 세계에 불과하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돌봄과 교육, 일·육아병행, 주거, 양육비용, 건강’ 등의 5대 핵심 분야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5대 핵심 분야 추진 시 사각지대 해소와 서비스 격차 완화’, ‘공동체 가치 회복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 ‘관계부처·위원회의 협업 구조와 정책 평가 강화’ 등의 대책이 담겼다.

내용만 보면 그럴싸한 게 흠잡을 게 없다. 그러나 여전히 추상적이다. 출산에 앞서 결혼이 먼저지만 청년들의 결혼 문제는 깊게 언급된 게 없다. 언제 해소 될지 모르는 불평등과 취업·주거·노동·복지 문제를 비롯해 노후에 따른 일자리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

가장 시급한 경제 문제도 빠졌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의 무게와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결과다. 때문에 결혼도 못하는 데 출산은 무슨 출산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왔으며, 보다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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