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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이 법률이야기]어느 50대 노총각의 잘못된 사랑
2023년 04월 04일 (화) 11:49:56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죄 없는 사람을 벌하여서는 안된다’는 말처럼 죄 없는 사람을 유죄로 오판하는 것은 형사재판에서 배제해야 할 가장 중대한 이념이다. 필자가 창원지검 검사로 근무할 때 경찰에서 구속된 피의자에 대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 죄 없는 시민의 억울함을 풀어준 사건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피의자인 50대 초반의 노총각 B씨는 휴대전화 가게에 찾아갔다가 여주인 C씨에게 호감을 갖고 음식도 사주고 휴대전화 가입 건수도 여러 차례 소개해주고 자주 찾아가는 등 친밀하게 지냈다. 하지만 노총각 B씨는 가게 여주인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무시한다면서 이를 따지기 위해 휴대전화 가게로 C씨를 찾아갔다. 서로 말다툼을 하던 B씨는 홧김에 아이스바일(빙설 등반시 경사진 곳을 오를 때 사용하는 등산장비)로 C씨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B씨는 아이스바일로 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은 없다고 결백을 거듭 호소했다. 구속된 피의자가 가장 핵심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라 필자는 고민에 빠졌다. 다른 객관적 증거들이 없는 상태에서 두 사람의 상반된 진술만으로는 진상을 규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건을 해결할 열쇠는 사건 당시 B씨의 복장이었다. B씨는 범행 당시 등산복 차람에 등산화를 신었다고 진술한 반면, 피해자 C씨는 B씨가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슬리퍼를 신었기 때문에 등산가는 복장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성폭행을 할 목적으로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게를 찾아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필자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범행 당시 B씨가 입고 있었다는 트레이닝복과 슬리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B씨의 자취방을 압수수색하여 문제의 트레이닝복과 슬리퍼를 찾아냈다. 하지만 피해자 C씨의 주장과는 다르게 트레이닝복은 낡은 대로 낡았고, 슬리퍼도 앞쪽이 터져 밖에서 신고 다니기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다. 

피해자 C씨는 평소 B씨에게 잘 대해주고 사이가 좋았으나 B씨가 연애감정을 가지고 자신에게 집착을 보이려고 하여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인데도 이 기회를 이용하여 B씨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겠다고 생각하고는 B씨가 평소 트레이닝복과 슬리퍼 차림으로 자신의 휴대전화 가게에 자주 찾아왔던 점에 착안하여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식으로 피해상황을 거짓말을 하면서 B씨의 범행당시 옷차림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였던 것이었다. 

필자는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 C씨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실시해 피해자 C씨의 거짓말을 밝혀내고 성폭행 부분은 혐의없음으로 결론을 내렸고, 상해 부분만 공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성폭행범으로 몰릴 뻔했던 50대 노총각의 사랑은 이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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