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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의 세상읽기] 나고 자란 곳은 다르지만
2023년 02월 21일 (화) 11:14:04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어릴 때 놀던 읍내 초입 삼거리의 물길은 물이 맑고,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많아서 읍내 아이들의 수영장 역할도 했고, 인근 대전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찾는 자연발생유원지였다.
아내도 어릴 적에 가족들과 몇 번 와 본 기억이 있다고 한다.
물길 위로는 경부선 철도가 있고, 대원군 때 세운 척화비가 산 중턱에 있었다. 지금도 부대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부대가 위치한 둑 주변은, 물이 깊어서 부모님이 거기서는 놀지 말라고 걱정들을 많이 하셨던 기억이 있다. 겨울 얼음이 얼면, 어른들은 함마질로 바위를 내리쳐 물고기와 개구리를 잡았는데 어울려 노는 소리가 늘 컸다. 지금 물길 주변에는 사람들의 흔적이 없고, 키보다 더 큰 수풀들만 가득하다. 주말에는 북적이던 상점들도 한적하고 간판들은 세월 만큼이나 바랬다.
투망질을 할아버지께 배웠다는 아버지는 다른 아저씨들보다 정말 투망을 잘 펼치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같은 어른이 되고 싶었던 생각이 났다. 그때의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더 든 나를 생각하면, 괜히 서글퍼지기도 한다.
대천천을 놀이터로 삼으며 자란 선배들과, 또래 친구들에게 들으면 지역은 달라도 비슷한 기억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어린이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던 얘기와, 돌무덤 주변서 장어 치어를 잡아서 팔았다는 무용담 같은 얘기가 그렇다.
또 깊은 물에서 놀다가 위험한 적도 있었다는 얘기 또한 비슷한 추억이다.
내 나이 또래들의 어린 시절 기억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고 성장한 지역은 서로 달라도, 크게 이질감 없이 어릴 적 친구들과 추억의 빈자리를, 서로 채우며 잘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언제인가, 나고 자란 지역이 서로 다른 지인 몇이 조금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이어간 적이 있다. 그때 함께했던 한 친구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삼십년이 다 되도록 같은 직장에 다니며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역에 관한 조금 다른 의견에 “자네는 여기 사람이 아니라서 그래”라는 말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나도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이곳이 고향이며, 정말 토박이라 할 수 있는 친구가 멋쩍은 듯이 말을 건냈다.
“대부분 의식하지 않고 사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왜 자꾸 나누려 하는지는 그들만이 알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의 미래를 위해서 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말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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