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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 버큰헤드號가 주는 메시지
2022년 11월 08일 (화) 11:33:46 박종철 논설주간 webmaster@charmnews.co.kr
   
 

1852년 2월27일 새벽2시, 영국 해군의 수송선인 버큰헤드호(Birkenhead 號)는 군인 472명과 군인가족 162명 등 총 634명을 태우고 항해 중이었으나 케이프타운(Cape Town - 남아공 수도)에서 65km 떨어진 희망봉을 지날 때 그만 암초와 충돌하고 말았다.

상어가 자주 출몰하는 밤바다에서 풍랑은 점점 거세졌고, 배는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당시 이 배에는 구명보트가 5척 있었으나 2척은 고장 등으로 못 쓰게 됐고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건 3척뿐이었다. 1척에 승선할 수 있는 인원은 60명이었으니 탈수 있는 사람은 모두 180명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두려움과 절망뿐이었고, 그 광경은 바로 지옥과 다름이 없었다. 그 때 함장인 ‘시드니 세튼’ 대령이 군인들을 갑판으로 불러 모았다. 대령의 명령에 따라 군인들은 차렷 자세로 그를 주목했다.

시드니 세튼은 “진정한 군인은 내 말을 들어라, 너희들이 뛰어내려 저 보트에 올라타면 대 혼란이 일어나고 보트는 뒤집힌다. 우리는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이다. 그러니 지금 너희들이 서 있는 자리를 꼼짝 말고 지켜라”라고 명령했다.

군인들은 명령에 따랐고, 몇몇 병사가 부녀자와 아이들을 보트에 태웠다. 이 같은 방법으로 마지막 보트가 모선을 떠날 때까지 시드니 세튼 대령과 병사들은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거수경례로 마지막을 고했다. 이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인 새뮤얼 스마일즈(1812-1904)가 1859년도에 쓴 ‘자조론’이란 책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장 이준석은 가장 먼저 탈출해 구조선에 올랐다. 선장 외에도 항해사를 비롯해 기관사 등 10 여명도 일찌감치 배를 빠져 나왔다. 남녀노소의 절박한 외침과 학생들의 울부짖음, 사다리 끝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외치는 어느 여고생의 절박함을 외면하면서 이들은 생명줄을 유지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사고 수 시간 전부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를 묵살했다. 안전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무한책임의 중심에 선 인사들의 행태는 더 가관이다. 한덕수 총리는 외신기자들 앞에서 농담을 지껄여 대외 망신을 샀고, 저질중의 저질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발을 빼는 데에만 급급했다. 국민의힘은 ‘인재’라는 결은 같이하면서도 조사방법에 있어서는 여전히 신중한 모양새다.

도대체 보수정권은 왜 늘 이 모양 이 꼴인가. 왜 이렇게 더럽고 추하고 구질구질한가. 김영삼 정부의 IMF, 이명박 정권의 ‘용산참사’,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이어 이번에는 ‘청춘들의 희생’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윤 정권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라곤 우기고 잡아떼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두 귀로 들은 욕지거리도 잡아떼고 눈으로 본 것도 우기고 잡아떼고 꽃다운 청춘들의 죽음도 잡아떼기 일쑤다. 이것도 잡아떼고 저것도 잡아떼다보니 이제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길이 없다.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못하고 거짓말을 일삼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왔으며, ‘버큰헤드호’의 역사를 이들이 알아야 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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