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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웬디 우드 지음 『해빗, Habit』
책익는 마을 유 하나
2022년 07월 19일 (화) 11:12:1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의지력 없이 성공하기
 "당신이 항상 실패하는 이유는 '일단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이키의 유명한 슬로건 '저스트 두 잇 (Just Do It)' 속에 담겨 있는 이 정신은 늘 우리에게 도전을 부추긴다. 스포츠 회사의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속적인 계명은 나이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즐겨 읽어왔던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도 턱없이 부족한 나의 의지력과 간절함을 탓하며 실패의 모든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도록 했다. 그렇게 따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의지력을 입증하지 못하였고 실패한 삶을 산 것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시작이 정말 반이 맞는지. 저자는 나의 의문에 시원한 답을 준다. '시작과 지속은 다르다. 일단 해보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웬디 우드의 수십 년간에 걸친 연구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누구나 시작은 찬란하게 도전할 수 있지만 지속은 어렵다. 왜 그럴까. 웬디 우드는 인간 행동 전문가이자 심리학과 교수로 현존하는 심리학자 중 가장 많은 인간 행동을 관찰하고 탐구한 과학자로 손꼽힌다. 그 녀는 최초로 뇌과학과 심리학을 접목해 습관의 '형성 원리'와 '작동 방식'을 분석하며 이 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전달한다. 저자는 늘 우리가 인생의 중요한 목표를 자동 조종할 수 있도록 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면 어떻게 될지에 흥미를 느꼈다. 지난 수백 년의 심리학 연구와 최신 뇌과학의 발견을 바탕으로 쓰면 쓸수록 고갈되어 사라질 인간의 의지력을 대신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줄 습관의 작동 원리를 이 책에 모두 담았다.

■ 의식의 바깥 영역
 웬디 우드의 연구팀은 지난 30여 년간 축적한 방대한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습관 설계 법칙'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저자는 '저스트 두 잇'과 같은 정신을 자본주의의 달콤한 거짓말이 만들어낸 환상이자 정신력에 대한 과대평가라고 비판한다. 습관이 형성되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신뢰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강렬한 충동으로 금세 방향을 잃고 반복된 실패로 결국 무기력해질 뿐이다. 저자의 가장 큰 문제의식이 여기에 있다. 그녀가 연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무엇이 습관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습관이 아닌가'에 가까웠다. 즉 우리는 의식이 깨어 있는 시간 중 절반은 별다른 고민이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 이것이 이른바 뇌의 습관 시스템이다.
 우리가 자주 반복하는 행동일수록 의식적 자아 바깥 영역에서 작동한다. 수많은 일상이 의식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목표를 이루고 변화를 일으키려 할 때 여전히 의지력과 노력에만 기대고 있는 게 문제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 패턴이 스스로를 착취하고 삶을 낭비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시작은 호기롭게 할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강렬한 충동에 정면으로 맞서 고통스러운 싸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녀의 연구에 의하면 내면의 충동과 욕망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관통시키는 그녀의 가장 큰 전략은 '상황'이다. 나를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을 바꿔 삶을 더 쉽게 만들어 투쟁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 삶을 변화시키는 습관
 좋은 습관을 들이고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도 갑작스럽게 맞이해야 하는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인생의 중요한 변화는 일상을 단절시키고 불확실성으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우리의 삶을 재건설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 좋은 습관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일로 변할 수 있고, 습관에 길들여져 자신에게 의미 없는 일을 계속할 수도 있다. 저자는 잘못된 습관의 중독으로 삶을 갉아먹지 않도록 습관 단절 효과를 당부한다. 자신의 주장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삶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을 균형 있게 설득한다는 점에서 웬디 우드의 폭넓은 연구의 성과가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내 몸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함을 알지만 밤마다 정반대의 행동을 한다. 그리고 부족한 내 의지력을 탓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불굴의 의지력을 발휘하여 좋은 습관을 형성했다고 믿지만 그들은 오히려 스트레스 상황에 투쟁하고 인내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습관은 결코 애쓰지 않는다." 저자의 외침처럼 이들의 성공 습관 시스템은 내가 하는 행동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별다른 고민이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반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렇게 형성된 습관들이 영원히 유효하다고 볼 수도 없다. 삶의 유연함과 융통성은 습관 형성에도 적용된다. 시작보다는 지속이, 탁월함보다는 꾸준함이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 만성 노력 중독자에서 습관 설계자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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