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명한 시간을 위한 선택
 최근에 가장 고민하고 노력하는 일 중 하나가 시간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 하루가 모여 나는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는가. 내가 가진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계획이다. 요즘 나는 시간의 유한성을 현실적으로 제대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고, 그에 따른 일들은 넘쳐난다. 이 많은 테스크를 수행하기 위해 현명한 시간분배가 절실히 필요했기에 도움을 받을만한 책들을 찾아보았다. 새로운 할 일이 추가되는 순간이다.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딱 맞는 형식을 찾아내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모든 자기 계발서의 모티프가 되고 있는 원조의 책이 궁금해서였다. 나폴레온 힐 (Napoleon Hill)은 성공 철학의 거장이다.
 1970년 88세 나이로 생을 마친 이후 지금까지도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는 20년에 걸쳐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성공의 원리와 법칙을 분석하고 정리했다. 이들의 성공 원칙에는 현명한 시간 관리와 계획이 수반되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어차피 책 한 권으로 그들처럼 부자가 될 일은 없다. 나는 자기계발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고, 무분별한 성공주의와는 선을 긋고 싶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나 스스로가 원하는 목표를 세우는 일에 필요한 방법들이다.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 일 수 있는 현명한 실천사항들. 적어도 막연하게 부자를 꿈꾸고 싶지는 않다.

■ 성공 법칙은 존재하나
 “살다 보면 성공은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투잡, 스리잡까지 하면서도 진척이 없어 보인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더 강하게 믿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서일까?” 나폴레온 힐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린다. 마치 수학 공식을 가르쳐 주듯이 성공의 공식을 자신 있게 내놓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삶과 타인의 욕망을 따라가는 삶의 차이를 강조한다. 이건 정말 공감하는 주장이다. 성공이라는 개념은 내 삶의 중심과 연관 지어야 한다. 획일화된 사회적 성공의 개념으로는 그 무엇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 가능성과 불안정성, 신념과 불확실성 등이 늘 혼재해 있는 상황 속에서 삶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힐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성공의 길에 이르는 답을 내리고 있는 걸까.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끙끙대지 말고 일단 나만 믿고 따라와 보라는 식이다. 이 책은 목표와 성취를 위한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끊임없이 쏟아낸다. 그것들에 답을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이 로드맵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바라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실천사항이다. 요즘에는 요리조차도 장비빨을 내세우는데 삶의 목표를 위한 도구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힐이 정립한 13가지의 성공 원리들은 뻔하지만 설득력이 상당하다. 그 설득력은 기록 과정에서 보여진다.

■ 신비적 자기계발의 신화
 나폴레온 힐의 저서들은 “꿈은 이루어진다.”의 원류다. 정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이런 종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지만 그렇게 꿈을 이룬 사람이 있을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한때 우리나라도 신비적 자기계발의 대표 저서 <시크릿>에 열광하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외침을 수도 없이 했던 시절이 있었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역시 자기 암시와 잠재의식을 강조한다. 하지만 힐은 더불어 강력히 주장한다.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는 게 없다고. 우리는 하루에 실제로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오만가지 생각 중에 나를 위한 긍정의 생각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을 근심 걱정으로 채운다고 하니 의식적인 긍정 확언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실천일지는 기록함으로써 스스로 인생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목표에 집착하고 있는 내게 확증편향이 생긴 걸까. 우연히 켜진 라디오에서 <웰씽킹>의 저자 ‘켈리 최’가 나온다. 영국 부자 상위 0.1%를 이룬 그녀는 지금 생각의 변화와 실천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나폴레온 힐의 책을 요약정리하듯이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성공 법칙이 정말 있는 건가. 나는 건강, 재산, 행복, 자아 실현감 등을 이루는 데 필요한 삶의 이치는 동서고금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려 버렸다. 뭔가를 꾸준히 하고 싶고 목표를 이루는데 막연한 생각이 든다면 힐의 가이드는 유용하다. 적어도 작심삼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충분한 과정이 담겨있으니 생각의 전환과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도구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