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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오 강남 풀이 『장자』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2년 02월 15일 (화) 11:03:25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장자를 만나다
 다음 주에 장자강의를 앞두고 미리 공부도 할 겸 독서토론 도서로 이 책을 선정했다. 동양사상에 상당한 무지함을 가지고 있는 내가 『장자』를 읽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제자백가 수업을 듣고 알아듣지 못해 아까워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무거움과 압박감을 이겨내고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몰입도가 좋았다. 『장자』가 재밌다고 느꼈던 이유는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는 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장자의 유머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의하면 장자는 투철한 눈매로, 때로는 껄껄 웃고, 가끔은 험구도 불사하는 재기발랄한 야인의 모습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장자가 자신의 사상을 이야기로 전파했던 것은 무지몽매한 범인들을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으로 보인다.
『장자』를 관통하는 전체의 주제는 ‘변화와 초월’이다. 장자는 이 책을 통해 개인이 내적으로 성장하고 깨닫기 위해 힘쓸 것을 강조한다. 이는 도가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장자는 도(道)를 무궁한 변화 그 자체로 파악하고, 그 변화에 몸을 맡겨 함께 흐르거나 그대로 변화하기를 강조한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개발서들이 떠올랐다. 그들 모두 앞에 장자가 있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장자의 오랜 가르침이 현재 우리 삶에 적용될 수 있음에 놀라웠다. 장자가 강조하는 삶의 변화는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함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다. 장자가 이야기하는 자유는 무엇일까.

■ 소요유(逍遙遊) - 자유롭게 노닐다
 장자의 이야기에는 여러 동물들이 등장한다. 1부의 첫 이야기에 곤(鯤)이라는 이름의 물고기가 붕(鵬)새로 변한다. 그리고 기운을 모아 구름 같은 날개로 힘차게 날아오른다. 물고기가 새로 변하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다. 붕새는 이런 엄청난 변화의 가능성을 실현한 사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장자는 책의 첫머리에 인간의 한계를 초월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선언을 한다. 이렇게 멋지게 시작하는 철학책이 있을까 싶다. 첫 장에서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다니. 그것도 고전 책에서 말이다. 그런데 다음 이야기에서 매미와 새끼 비둘기, 메추라기가 붕새를 보며 비웃는다. 도대체 뭘 하겠다고 저렇게 높이 나는 걸까? 붕새는 이들에게 냉소의 대상이 될 뿐이다.
 매미, 비둘기, 메추라기는 붕새의 큰 뜻을 알 수 없는 존재들이다. 스스로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장자에 따르면 속박된 인생사 속에서 먹고 사는 게 급급한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장자가 말하는 절대 자유란 아무것에도 기대지 않고 어떤 절대적 가치에 연연하지 않는 삶이다. 현실의 조건들에 압도되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적어도 메추라기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거대한 바람을 타고 스스로 올라가서 아주 먼 시야를 얻어 날고 있는 붕새의 삶을 따르고 싶다. 장자의 자유에 대한 생각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확장된다. 장자가 보여주는 스펙트럼은 장을 넘어 갈수록 넓고 아름답게 펼쳐져 강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 쓸모 없음의 쓸모
 장자는 세상에 쓸모없는 사물이 없다고 말한다. 쓸모가 있더라도 값싸게 쓰이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사물의 다양한 쓸모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장자는 또한 이것과 저것을 구분하지 않고 대립을 초월한 세계에서 사물을 본다. “도(道)에는 경계도 이름도 없다.” 장자의 사상은 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이제야 그 유명한 장주의 ‘나비의 꿈’ 이야기을 이해하겠다. 모든 사물이 얽혀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가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들어가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는 세계라. 이에 대한 번역자의 예시가 정말 멋지다. “우리는 종이에서 구름을 볼 수 있다. 구름이 없으면 비가 있을 수 없고 비가 없으면 나무가 없고 나무가 없으면 종이가 있을 수 없다.” 사물을 고정된 무엇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이렇게 멋진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쓸모 없음의 쓸모란 자질구레한 쓸모에 애쓰지 말고 진정으로 유용할 때를 위해 내면적 준비를 갖추는게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장자는 이를 위해 심재(心齋)하라고 말한다. 심재는 마음을 굶기는 것이다. “행복은 고요함에 머무르는 것”이라 했는데, 확실히 마음이 사방으로 쏘다닐 때는 정서적 불안을 느낀다. 요즘 한창 얘기하는 미니멀리즘도 여기에 해당하는 걸까. 이 책을 한 페이지에 정리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수 많은 이야기와 개념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하나의 무늬를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도 계속 새로운 것은 어려워서일까, 해석의 다양성이 그만큼 열려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제라도 장자를 만난 것에 감사하며 다음 주 강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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