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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강원국 · 백승권 지음 『글쓰기 바이블』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2년 02월 08일 (화) 10:44:55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일단, 써라
 이 책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 <강원국 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을 정리한 글이다.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과 비즈니스 라이팅 전문강사 백승권의 대화를 그대로 풀어냈다. 요즘은 거의 소통 자체를 글로 하는 일이 많아졌다. 나 역시 두 종류의 SNS를 운영 중이고 일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실용 글쓰기의 법칙과 매뉴얼을 제공한다. 글쓰기를 할 때마다 마음속에 떠 오르던 답답함을 해결하기에 유용하다. 저자들 역시 글쓰기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고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실용적 글쓰기는 매뉴얼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책의 중심 내용은 좋은 글의 원리와 방법,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부터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다양한 조언들이다. 특히 실제 사례들이 이해를 쉽게 도와준다.
 나는 나 자신이 말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글은 생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에 다듬어서 보일 수도 있고 원하는 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들은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머릿속이 하얘지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책을 많이 읽으면 잘 쓸 수 있다는 말에 회의적이라고 말한다. 사실이다. 책을 읽는 행위가 쓰기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1부의 주제는 자신을 믿고 일단 써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방법들이 있다. “평소에 생각해둬라, 그걸 쌓아둬라, 쌓아둔 걸 글로 써먹어라.” 결국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는 글을 써야 할 때에 문장이 시원하게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얼마나 쌓아두었는지에 따라 글쓰기를 즐겁게 하느냐 초조하게 하느냐로 갈라진다.

■ 이렇게, 써라
 글을 정기적으로 쓰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평소에 보고 듣고 읽는 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소중하게 쟁여 놓는다. 이들은 타의에 의해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조건이지만 주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를 위해 글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는 모호한 생각에서 벗어나 창작에 대한 현실을 인식할 수 있다. 책, 신문기사, SNS에서의 에피소드, 사석에서의 대화 등 모든 것들이 글쓰기의 재료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모아둔 나만의 자료들이 나의 문장을 만들어 낸다. 결국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내 안에 소화 되어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 소화의 과정에도 고수들의 방법은 따로 있었다. 베끼지 말고 훔쳐라! 베끼는 것과 훔치는 것의 차이는 이질적인 것들을 서로 연결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드는 것에 있다. 뭔가를 보고 읽고 들었으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게 바로 훔치는 거다.   2부에서는 내가 원하는 글쓰기의 형태가 있다면 맘에 드는 저자의 글을 찾아 모방하면서 학습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의 저자는 노력과 성실함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시간의 꾸준함에 방법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쓰면 된다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다. 있는 것을 활용하고 재가공하는 편집력과 정보 분석력에 대한 훈련이 글잘러를 만든다.

■ 이제, 쓰자
 이 책을 읽으며 모니터 앞에서 경직되어 ‘말하듯이 쓰는 글쓰기’가 어려운 나 자신을 발견했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하지만 말하듯이 쓰기는 쉽지 않다. 글로써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려는 욕심과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은 걸림돌이 된다. “글이라는 게 읽는 것 같아도 사실은 듣기다. 좋은 글은 술술 잘 들리는 글이다.” 내가 이 책에서 건져낸 명언이다. 나는 어쩌면 글에 무게를 넣어 논리를 짜내는 것에 갇혀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신 말과 글의 간격이 좁으면 논리와 자유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내 논리에 갇힌 글에서 벗어나 독자에게 뭔가를 주는 글이면 된다. 독자에게 전달할 말이 없다면 생각의 결론을 내리지 못한 탓이라고 한다. 결론 없이 무한정 뻗치는 생각은 잡념이며 글쓰기로 넘어갈 수 없다.
 글을 쓰겠다고 앉았지만 한 줄도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생각과 잡념의 차이를 알아야 했다. 생각은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만들어진 생각은 역시 메모를 해야 한다. 그게 잡은 물고기다. 평소에 취미로 많이 잡아 놓으란다. 책으로부터 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고 나니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좀 쉬워진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물고기들을 잡아 쟁여놓을지도 고민해 봐야겠다. 나만의 생각 도구로 생각법을 만들고 글쓰기를 위한 독서를 하자는 결론이 난다. 이것을 실천하는 글쓰기가 독자를 위한 글이며 소통적 글쓰기로 나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3부에서 소개하는 글쓰기 고민의 사례들에 대한 공통적인 답은 정체성이 분명한 글을 쓰라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그 출발점이 됨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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