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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익는 마을의 책 이야기]
크리스타키스 지음 『신의 화살』
책 익는 마을 유 하나
2021년 10월 12일 (화) 11:23:4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 코로나19 연대기
 세계적인 석학들도 감탄하는 책이 나왔다. 석학들의 석학으로 꼽히는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의『신의 화살』이다. 저자의 말대로 코로나19는 인류가 처음 겪는 전염병 사태는 아니지만 현재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이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설명해 줄 정확한 정보를 원하고 있었다. 팬데믹은 지금도 진행 중인 사건이고 이 사태로 인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영향의 변화와 예측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려웠을 텐데 저자가 이 일을 해내 버렸다. 저자는 예일대에서 뛰어난 교수에게 주는 지위인 스털링 교수로 의과, 사회학과, 생태진화생물학과, 통계데이터과학과, 생체의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의사이자 사회학자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이해하는 팬데믹의 연대기는 그동안 단편적인 정보에만 의존해 놓쳤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분석들을 체계적으로 읽어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역사적으로 신은 우리에게 역병의 화살을 쏴왔고 이번에 우리가 맞은 화살의 파급은 어떠한가에 대한 총체적 질문에 대한 답변들로 보인다. 그동안 인류가 겪어온 다양한 전염병은 그 모습이 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축약될 수 있는 특성이 있었고, 그때마다 일으킨 사회적 변혁을 통해 코로나19의 성질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저자가 제시하는 과학적 데이터와 통계 분석을 통해 그동안 코로나19에 관한 많은 의문점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사회학자로서 인류가 재난 속에서 늘 비슷한 대응을 해왔지만 현대 의학과 사회가 발전한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다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긍정적인 모습들을 기대하고 강조한다.

■ 생활 방역의 중요성
 2003년에 발생한 전염병 ‘사스’의 명칭이 ‘SARS-1’이고, 현재 코로나19가 ‘SARS-2’이다. 사실은 SARS-1이 감염력이 더 강했지만 대응이 비교적 수월했다고 한다. 이것은 잠복기에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증상 감염이 없었다. 즉 증상이 나와야 감염이 되었기에 대응의 효과가 있었다. 반면 'SARS-2'인 코로나19는 잠복기에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이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각 개인이 수행해야 하는 생활 방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점이다. 보통은 국가에서 권고하는 대로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고 생각하겠지만 방역수칙을 거부하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사각지대를 무시할 수 없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그릇된 행동은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과학의 믿음 여부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잘못된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양상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 행동에 따라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다. 설사 국가가 세운 방역의 원칙에 불만을 갖더라도 이 전염병에 대해 명확히 알고 나면 적어도 어떤 수행에 있어 인과관계 정도는 스스로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으로 오랜 기간 고통 받았던 시기에 사람들이 저질렀던 무모한 행동들을 보면 무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에 대해 정확히 인지함으로써 스스로 개인 방역에 대한 원칙을 다시 한번 세워볼 수 있다는 것이다.

■ 감정의 전염병
 우리가 팬데믹을 겪어 내면서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치명적인 전염병은 늘 심리적 유행병을 동시에 수반하기 때문에 거짓 정보에 휘둘릴수록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한 개인적, 집단적 상실은 비탄, 분노, 공포, 부정, 절망, 가치관 붕괴와 같은 정서적 반응을 일으킨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온 페스트가 성행했을 당시 마녀재판과 종교재판으로 희생양을 만들어냈던 과거의 모습에서 지금의 상황을 읽어내기란 어렵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정폭력, 자살, 총격 사건 등의 반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연대와 협력으로 풀어내야 할 문제로 보인다.
 결국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모두 같은 인간임을 인식하고 연대와 집단적 방역 의지로 범유행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늘 이타심과 협력의 본능을 발휘했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저자는 믿는다. 어쩌면 인류가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이 유행병이 빚어내는 각종 구분, 차별, 거짓 정보로 인한 폭력과 사회 불안일지도 모른다. 전염병 자체의 문제보다 이 전염병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이 책의 추천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교과서 삼아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의 여러 부작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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