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항과 보령항 준설토투기장 위치도.

천북면 학성리 일원에 조성예정인 보령항 준설토투기장 사업 착공이 임박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과 어민들 및 일부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어민들과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항로 준설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파괴, 어족자원의 고갈, 작업중 소형어선들의 안전문제, 천혜의 보고인 갯벌을 사라지게 한다는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이유 만큼이나 보령시민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또 있다. 준설토투기장이 조성된다고 해서 보령신항이 반드시 개발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준설토투기장을 조성하고도 보령신항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보령시민들은 고스란히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천혜의 보고인 보령의 갯벌과 바다를 빼앗기는 셈이다. 이제는 지역 정치인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보령신항이 개발돼 지역경제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한다면 보령 앞바다의 해양환경을 파괴하는 준설토투기장이 보령에 들어 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간 보령신항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왔던 정치인들은 보령시민들을 속이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보령시민들이 살아가야할 환경을 파괴한 공범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보령항 준설토투기장은 보령화력 및 신보령화력 연료(석탄)운반 선박의 대형화(15만톤→18만톤) 추세(계획)에 따라 보령항에 항로 증심 준설이 필요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또한, 보령LNG터미널을 이용하는 대형선박(광탄선, LNG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보령항의 변침 구간 완화 및 항로 확장이 필요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중부발전과 보령LNG터미널이 가장 큰 수혜자다. 그럼에도 보령시민들이 보령항준설토투기장에 대해 비판적이지만은 않았던 이유는 일부 정치인들이 준설토투기장을 보령신항 건설의 시작으로 진실을 호도해 왔기 때문이다.

보령항 항로 준설은 신보령화력 1,2호기 축조공사시 해상교통안전진단 결과 및 보령항 항만시설에 대한 비관리청항만공사 시행허가 및 실시계획 승인조건(’13.10.)에 따라 시행하는 사업이다.

또한, 신보령화력 연료하역부두(20만톤급) 건설사업 비관리청항만공사 인·허가 시 증심준설 조건이 부여됐다. 인허가조건을 이행하는 사항이므로 피허가자인 한국중부발전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며 임의로 허가조건을 미이행 할 수 없다.

항로준설 및 준설토투기장 건설공사는 국가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령항 항로준설에 필요한 예산은 한국중부발전이 부담하는 이유다.

충남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충남도내에는 대천항 준설토투기장과 비인항 준설토투기장 두 곳이 있지만, 투기 완료에 따라 수토용량(투기가능량)이 없다.(투기장 용량 : 대천항 1,030천㎥, 비인항 56천㎥)

충남도는 현재 보령항로 준설, 보령항 준설토투기장 및 관리부두 준설량을 제외하고도 대천항(항내 수역준설) 491,000㎥, 비인항(항내 수역준설) 167,398㎥, 충남도내 일원 지방어항 932,000㎥ 등 총 1,590,398㎥ 규모의 준설이 계획돼 있다.

또, 해양수산부(대산청, 군산청, 평택청)의 충남 관할지역 중에는 대산항 5,300,000㎥, 장항항 446,730㎥, 충남도내 일원 국가어항 2,840,000㎥ 등 총 8,586,730㎥의 준설이 예정돼 있다.

서해지역 특성상 유지준설이 필수적이나 충남은 준설토투기장의 부재로 준설토투기장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과 충남도가 준설토투기장 건설을 위해 보령항 항로 준설토를 예비항만으로 지정만 돼있고 개발 계획이 없는 보령신항 예정부지에 매립하고, 보령항 관리부두를 조성하는 사업을 '보령신항 확정'이나 '보령신항 건설 가시화'라는 문구로 보령신항을 개발하는 것처럼 보령시민들을 기만해 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미 지난 2019년 7월 31일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이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2019~2040)'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가진 질의 답변에서 "뜬금없이 보령신항이 이렇게 딱 나오는데...(중략)... 왜 보령신항을 굳이 개발하는 건지 궁금합니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문성혁 장관을 대신해 "기본계획에는 포함돼 있지만, (개발행위가 없는)잠정적으로 갖고 있는 항만"이라고 밝힌것도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 한다.

이제 남은 것은 '결자해지'다. 보령항 준설토투기장 건설을 보령신항 건설로 왜곡하고 본인들의 치적으로 홍보해온 김태흠 국회의원과 김동일 시장, 또 양승조 충남지사는 준설토투기장 공사 착공에 앞서 정부와 협의해 보령신항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보령시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