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이 보령화력 3~6호기 까지 성능개선공사에 나서는것과 관련 시민사회와의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보령시민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후된 석탄화력 발전을 폐쇄하기는 커녕 보령시민 건강에 대한 아무런 조치없이 발전기 수명을 늘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목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것은 최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3~6월까지 가동을 중단했던 전국 5기 노후 석탄발전소의 대기질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효과가 컸다는 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 말 충남연구원 명형남 책임연구원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에 따른 주민건강실태조사 결과보령화력 굴뚝영향권역 주민들은 가동중단후 기침, 가래, 눈 따가움 등의 신체증상의 호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국회의원이 지난 2016년 공개한 '석탄화력발전시설 호기별 운영현황'에 따르면 보령석탄화력발전소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는 3·4·5·6기의 총먼지와 황산화물 배출농도가 노후 발전소로 분류돼 2025년 폐지예정인 1·2호기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부발전은 지난 9월 17일 보령발전본부 대강당에서 두산중공업, 세아STX엔테크, 한국전력기술 관계자와 중부발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보령 3호기 성능개선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중부발전은 총 금액 299억9826만원 규모의 보령화력 4·5·6호기 성능개선공사 설계기술용역 계약을 발주했으며, 한전기술이 이를 수주했다.

다시말해 이같은 연구결과나 주민들의 우려와는 상관없이 중부발전은 자체 계획대로 발전기 수명을 늘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노후된 보령화력 발전기 뿐 아니라 새롭게 가동을 시작한 신보령 1·2호기 역시 시민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에 있다.

그린피스는 2016년 3월, 현재 한국에 건설 중인 총 20개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연간 1,02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총 운행기간으로 환산하면 약 4만명이 조기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총 운행기간으로 환산한 충남의 조기사망자가 3만명임을 감안하면 충남은 석탄화력으로 인한 우리나라 전체 조기사망자의 75%를 차지하는 셈이다.

또한, "신보령화력 1·2호기로 인해 매년 14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 발표는 그동안 국내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석탄화력발전소의 피해를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러다보니 시민들이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에 보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현재 보령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가동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