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열린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한마당 행사 메인 무대모습. 무대 뒷편에는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가을축제라고 적혀있고, 무대 아래 현수막에는 '보령시 수산인 화합 가을축제'라고 적혀있다. 논란을 피하기위해 꼼수를 쓴 것으로 보여지는 장면이다.

지난 5일, 보령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행사'와 관련 보령수협은 편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받고 이를 지급한 보령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보령시 수산인 화합 가을축제'를 위해 보령수협에 4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행사는 보령 관내 수산인 모두를 위한 행사가 아닌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가을축제'로 진행됐다.

이는 여러곳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보령수협측은 행사에 앞서 시내 곳곳에 현수막과 베너깃발을 걸고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가을축제'라고 홍보했으며, 각 기관에 보낸 공문이나 초청장에 모두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가을축제'라고 명시했다.

이 행사에는 모두 2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보령수협측에서 1억 6천만원을 부담하고, 보령시로부터 4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 행사장 내부 모습. 보령수협 어촌계를 알리는 현수막을이 부착돼 있다.

시 관계자는 "시는 '보령시 수산인 화합 가을축제'에 지원을 했다.'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가을축제'라는 현수막은 보령수협에서 자체적으로 일부 부착 한 것일 뿐 행사는 보령시 수산인을 위한 행사였다"면서 "서부수협은 여름 행사를, 보령수협은 가을행사를 추진하고 보령시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했다.

시도 보령수협이 자체 조합원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는것을 알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두 곳의 행사를 단순비교하는 것도 무리다.

대천서부수협에서 주관하는 '보령시 어업인 한마음대회'는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 스프리트호 기름유출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실시된 행사고, 대천서부수협 조합원 외에도 보령수협 조합원을 포함해 다수의 어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5일 실시된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 한마음 가을축제'는 보령수협 조합원들만을 위한 행사였기 때문이다.

형평성도 문제다. 현재 이번 보령수협 행사처럼 조합원들을 위한 대규모 행사를 여는 조합은 신협이 유일하다. 신협은 '조합원 총회'라는 명칭으로 총회를 개최하고, 총회 후 노래자랑과 공연등의 행사를 진행하지만 이 행사를 위해 보령시로부터 어떤 보조금도 받지 않고 있다. 산림조합과 농협의 경우는 조합차원의 행사가 아닌 행사를 주관하는 '임업후계자협회', '농민단체협의회'등 개별 관련 단체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금액의 차이도 납득하기 어렵다. 시는 보령 관내에서 수산업에 종사하는 다수의 어민을 대상으로 하는 '어업인 한마음대회'는 1천만원을 지원했으며,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행사에는 4천만원을 지원했다.

▲ 행사를 앞두고 보령수협에서 보낸 초청장. 이 초청장에도 모두 '조합원을 위한 제2회 보령수협 조합원 한마음 가을축제 개막식에 모시고자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실질적으로는 보령수협 조합원 행사지만 '보령수협 조합원 화합행사'라는 명칭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면, 유사한 다른 조합 행사에도 지원을 해야하고, 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보령시 수산인 화합 가을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만약, 보령시에서 보령수협 조합원들을 위한 행사임을 모르고 보조금을 집행했다면 보령수협은 보조금을 불법으로 편취해 이를 유용한 것이고, 시 담당부서는 직무유기이자 방임을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또,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 보조금을 집행했다면 담당부서의 배임행위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이와관련 담당과장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서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