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는 충남도의회의 시·군 행정사무감사 계획과 관련 지난 15일 '충청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철회 촉구 결의문'을 의결했다.

시의회는 이 결의문에서 "충남도의회의 시·군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제도의 심각한 침해로서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여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와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중앙정부와 광역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현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심각히 훼손한다고 규탄했다.

박금순 의장은 "충청남도의회는 행정사무감사 계획을 철회할 뿐만 아니라 충청남도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를 즉각 개정하고,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개정 사항을 즉시 중단하고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만약 위 사항이 실행되지 않으면 범시민적 강력한 반대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렇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과연 보령시의회가 '지방자치제도의 심각한 침해'라든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 훼손', '범시민적 반대투쟁' 등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시의회는 지난 7대 의회 4년간 '화상경마장'이나, '스포츠파크 조성', '보령신항 거짓 홍보' 등 굵직한 현안이 있을때마다 일부 소수 의원의 반대 의견을 제외하고는 의회차원에서 어떤 입장도 밝힌 바 없다.

또,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할 때마다 집행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행정사무감사의 의미 자체를 퇴색시켜 버리면서 '집행부 거수기', '방탄 행정사무감사', '무능한 의회', 존재감 없는 의회'라는 오명을 들어 왔다.

물론, 이번 8대 보령시의회는 7대 의회의 전철을 밟을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의원들이 지난 7대 의회에 참여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결의문을 의결하기에 앞서 보령시의회의 과거 의정활동과 현재 모습에 대한 반성이 우선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진 : 보령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15일, '충남도의회의 시·군 행정사무감사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후 '철회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