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될 전망이다. 보령을 사랑하는 모임인 '보사모'는 최근 보령 평화의 소녀상 건립 의지를 천명했으며, 우선 지역 언론매체를 후원회로 참여시켜 추진과정을 시민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보사모'의 이번 평화의 소녀상 추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에 기여하면서, 더 나아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기원하고 미래세대에 애국애족 정신을 심어주는데 목적이 있다.

이 같은 목적을 바탕으로 보령시민들의 반목과 갈등까지 해소 한다는 게 '보사모'의 또 다른 과제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문화·예술단체와 공동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보령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의 출범은 시대정신에 부응하고 우리의 역사인식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기회만 있으면 대중 속을 파고드는 정치인들을 배제하는 일이다. 보령사회는 언제부터인가 크고 작은 행사에 정치인들이 빠지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순수해야할 일부 종교·문화·예술·출판 모임에 이르기까지 시장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의회 의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게 되고, 또 그렇게 해야 행사가 빛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순 중의 모순이 아닐 수 없지만 이 모두 우리가 만든 불필요한 관행이다.

제도권 정치인들의 우월의식과 시민들의 그릇된 사고방식이 이러한 현상을 불렀으며, 이에 힘입은 일부 정치인은 자신의 얼굴이 곧 이 시대의 인격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기 일쑤다. 때문에 '보사모'가 추진하는 '소녀상'만큼은 철저하게 이들을 배제해야하고 정치인들 스스로도 이 같은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다져야 한다.

그리고 '보사모' 자체도 소녀상을 건립할 수 있는 숭고한 정신과 사고를 겸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비이성적인 논리로는 '소녀상'에 접근할 자격이 없다.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민족의 아픔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린 가슴을 역사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