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댐은 보령을 비롯한 서산·당진 등 8개 시·군의 식수원이자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충남 서북부지역의 젓줄이다. 지난 1998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성주산과 아미산 계곡에서 흘러드는 웅천천을 가로막아 건설한 인공 호수로 저수량은 1억 1700만톤에 달한다.

충남 서북부 7개 시·군의 경우 보령댐 물을 이용해 막대한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반대로 보령댐 물이 고갈되면 식수가 끊기는 등 예측불허의 사태가 예상된다. 이들 지역 주민들의 보령댐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이 없어서는 안 될 보령댐이 미산면에 위치해 있지만 정작 보령시민들에겐 특별한 혜택이 없다.

댐 건설에 따른 보상과 관련해서도 당시 수자원공사는 취나물을 겉보리에 준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등 주민이주 문제로 갈등을 빚었으며, 주민 입장을 대변해야 할 보령시나 경찰들마저 주민 편이 아니었다. 댐 건설 반대 집회 주민들을 소위 '보상 병'으로 치부하며, 오히려 '피해대책위원회'를 직·간접적으로 압박, 갈등을 키웠다.

우여곡절 끝에 댐은 완공됐지만 당시 댐 건설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지금도 그 당시 보령시의 태도를 잊을 수 없다. 먼 훗날을 내다보며 보령시민들 만큼은 수돗물을 무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을 수자원공사와 보령시에 요구했지만 보령시가 이를 묵살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최근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부착된 전국 57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한 2016년도 측정결과를 환경부 누리집(www.me.go.kr)과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관리시스템(www.stacknsky.or.kr)에 공개했다. 측정결과 보령화력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했다(본지 7월5일자 보도). 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물리적 보상이야 될 수 없겠지만 전기요금 할인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충남도와 충남발전연구원까지 나서 미세먼지를 대량 배출하는 사업장 인근 주민들의 전기세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다. '전국 댐 소재지 시장 군수 구청장 협의회'의 상수도 요금 할인 노력도 결과로 이어진 게 없다.

보령댐을 옆에 놓고 물을 사먹는 현실은 물론이고 보령시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전기를 생산하는 보령화력에 우리 모두가 고개를 숙인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