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벼랑 끝에 서 있다. 경제라는 말조차 꺼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지역경제는 바닥을 드러냈으며 저녁이 있는 삶은 그만두고 서민들의 주름만 크게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삶이 그만큼 고단해진다는 얘기다.

이처럼 보령이 일대 변환기에 접어들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 그동안 보령을 이끌어 온 사람들의 근시안적 플랜이 이 같은 현실을 불렀지만 ‘내 탓’이라고 고개를 숙이는 사람도 없다.

여기에 각종 선거로 인한 이웃 간의 소모적 갈등은 해소되지 못할 만큼 부풀었고, 관변을 기웃거리는 아부파들의 발걸음만 여전히 바쁜 모양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거 때 줄을 잘 서야 연필 한자루라도 팔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희망과 기대보다 불안과 불신이 그만큼 커졌다. 정치색에 따라 일처리를 하게 되고 한 번 더 자리를 보전할 목적으로 유권자 중심의 사업을 펼치다보니 부작용 또한 필수 악으로 등장했다.

김동일 보령시장이 취임 3년차를 맞았지만 과거 시정과 지역 여건을 분석할 때 변한 게 없다. 김 시장은 큰 틀에서 ▲보령-울진 고속도로 건설 추진 ▲장항선 복선 전철화 ▲국도 21·36·40·77호 본격 추진 및 대해로 확포장 완공 ▲중부발전 보령 이전 등을 그동안 시정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모두 연속사업 내지 국책사업에 포함돼 그의 치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걸핏하면 '보령신항' 건설을 운운하지만 해양수산부는 "보령신항 건설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다만, 신보령 1. 2호기 및 GS 칼텍스가 이용할 항로를 개발함에 따라 준설토 투기장을 천북면에 마련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민선 5기 대비 기업유치 실적도 합격점에 미달되는 게 사실이고 신보령 1. 2호기와 GS 칼텍스 완공에 따른 후속사업을 마련하지 못해 노동시장마저 크게 위축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 시장의 태도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 할 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이나 '대천-죽정간 터널사업'은 재고돼야 하지만 그에게 타협이란 없다. 화상경마장 유치실패에 대해서도 여전히 말이 없다. 김 시장이 스스로 패착에 빠진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