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6군사정변 주체세력인 ‘민주공화당(民主共和黨)’에 뿌리를 둔 자유한국당이 창당 반세기를 넘기더니 노망이라도 난 것인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과거 ‘차떼기 당’에서 이회창의 ‘북풍 공작’에 이르기까지 온갖 못된 짓만 골라서 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조폭 당’으로 전락했다.

4대강사업과 자원외교를 비롯한 방산비리의 중심에 서있는 이명박이 궁지에 몰리고, 올림머리 박근혜가 감옥살이를 하다 보니 이해는 가지만 친박 비박 간의 계파 갈등과 당권 싸움 등 패악 질에 이르기까지 추한 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얼마 전 정진석은 “이제는 정말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육모 방망이로 뒤통수를 뽀개 버려야 한다."며 "동지에서 적으로 간주해 무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막말의 달인 홍준표는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 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 참 가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문종이 나서 “낮 술 먹었냐?”고 받아쳤다.

친박과 비박, 홍준표와 정우택 지도부의 '당권 4파전'으로 사분오열된 자유한국당이 당권 장악을 놓고 당 안팎에서 쏟아낸 소리다.

정우택 대표는 더 가관이다. 제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은 올해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언론보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추모객 3만 여명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이날의 제창은 단지 노래 몇 소절을 부르고 안 부르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5·18항쟁에서 비롯된 민주주의 정신과 시민혁명에 나섰다 쓰러져간 영혼들의 염원을 다함께 기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으며, 광주의 역사를 새로 쓴 날로 기억된다.

그러나 정우택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하기에는 아직 국민적 합의가 덜 됐다는 게 그 이유다. 민주주의를 열망한 시민들에게 마구 총질을 해댄 신군부를 옹호했다는 점에서 파렴치함과 오염된 쓸개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장관 청문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독주를 막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90%에 육박하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10% 에도 미치지 못하자 광기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