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뉴스를 전달하고 논평하는 기능을 갖는다. 의식주를 비롯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와 오락, 이슈, 특정 사안에 대한 음양을 조명하면서 어떠한 구체적인 판단이나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다양한 의견이나 이슈가 집약된 상태를 우리는 ‘여론’이라고 말한다. 촛불민심도 언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여론을 조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감초가 언론이지만 과거나 현재나 언론다운 언론을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매판자본에 휘둘리고, 아첨하고, 던져주는 당근이나 받아먹으면서 권력의 시녀로 동반성장한 언론은 비일비재하지만 시대적 사명을 담아내는 언론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만· 박정희 정권에서부터 전두환·노태우정권과 ‘이명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보수정권에 빌붙어 색깔론을 선동하고 밤의 대통령이란 소리를 들으며 막대한 부와 권력을 축적한 게 조·중·동이라면 이제는 종편까지 가세했고, 종편들의 거침없는 행보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지난 2009년 7월22일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미디어 법을 통과시켜 보수언론에게 선물한 종편은 이명박 정권의 입을 자처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사건과 천안함 폭침사건을 비롯해 각종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늘 말을 아끼면서 은폐·축소 보도에 공을 들였다.
이후 박근혜 정권에 들어서도 정책 홍보와 ‘근혜 띄우기’에 굿판을 벌이다가 탄핵확률이 높아지자 결국 촛불민심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제는 권력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다. 그때그때 권력을 떠나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보령신문이 창간 28돌을 맞았다. 지난 1989년 대보신문으로 첫발을 뗀 후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편집·발행·운영체계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시작할 때의 도전과 열정, 독자들과의 약속도 별로 지켜진 게 없다는 평가다.
지역 언론으로서의 사명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눈높이를 전달하는데 게으름은 없었는지, 시·의정은 꼼꼼하게 들여다봤는지, 위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종편처럼 언론의 파편과 앵무새 소리만 생산한 것은 아닌지 임직원 모두의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