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먼 프로젝트
 1921년.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 터먼박사가 당시 11살인 총명한 미국 초등학생들 1528명을 모집하여 연구를 시작한다. 주제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들에 관한 구체적인 결론을 내는 것’이다. 박사는 아이들의 ‘지능, 의지력, 도덕관념, 정서, 미적 감각, 신체적.사회적 기능’을 측정했다. 그리고 성장하는 이들을 주기적으로 관찰했다. 박사가 1956년 80세의 일기로 사망한 후 그의 후학들이 연구를 계속했다. 80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물이 이 책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11년에 출간되었다.

■ 성실한 아이들이 장수했다.
 이 연구의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활달하고 낙천적인 아이들이 조용하고 진지한 아이들에 비해 고령까지 살 가능성이 적었다’는 것이다.  전자의 아이들이 훨씬 덜 안정적이고 변화가 심한 직장을 가질 가능성이 크고, 건강에 좋지 못한 습관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후자의 아이들은 왜 그럴까? 그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위험한 활동에는 가급적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설 수준이지만 이 성격이 건강에 유익한 타고난 바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또한 그들이 ‘더 건강한 환경과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더 행복한 결혼 생활, 더 좋은 친구관계, 더 건강한 근무환경’을 만들 줄 안다는 것이다. 성실한 기질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한 때의 스트레스나 삶의 위기에 직면했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분투하고 과제를 해결한다. 즉, 건강을 위협하는 인생경로로 잘못 들어갔어도 곧 회복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성격을 타고 나지 않았다 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충동적이고 신경증적인 아이도 성장하면서 교육과 좋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선해 나갈 수 있다.

■ 열 한가지 건강한 인생 경로들
 건강한 인생 경로를 밟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보편적 성격을 가진다고 한다. 첫째, 안정된 가정과 사회적 지지기반. 둘째, 성실하고 근면한 성품과 성취감. 셋째, 건강한 사람들과 어울리기, 넷째, 건강한 인생 경로로 다시 돌아오기(위기가 없는 인생이 있던가?). 다섯째, 사회적 유대관계의 중요성. 여섯째, 이혼 뒤에 더욱 행복하게 사는 여성의 그 이유. 일곱째,  회복력과 통찰력을 키워준 인내심과 근면성. 여덟째, 억지 운동 보다는 생활패턴에 집중하기. 아홉 번째, 사회적,정서적 유대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열 번째, 건강을 지켜주는 적당한 걱정. 열 한번째, 종교생활이 주는 건강한 생활 패턴.

■ 누가 장수했을까?
 ‘좋은 기분, 인기, 외향적인 성격, 마냥 태평하게 살거나 스트레스를 피한 사람’이 오래 살지 않았다. 오히려 ‘집요함,신중함,근면성,성실함,친구들이나 커뮤니티와의 친밀한 사회적 관계라는 복잡한 생활패턴을 통해서 의미있고 흥미로운 인생경로를 산 사람’들이 오래 살았다.
 결국 수명을 늘리는 사람들은 ‘폭넓은 사회적 인간관계,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리는 육체활동, 자신의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것, 일을 즐기고 일에서 성공하는 것. 건강한 결혼 생활, 가까운 친구관계 발전시키기’를 잘한다는 것이다.

■ 삶은 동적이다.
 책에 나오는 테스트를 해 보니 내 경우는 거의 모든 항목에서 중간 점수가 나온다. 좋은 점수다. 흔들리는 배이니 여기로 갈 수도 있고 저기로 갈 수도 있으니. 내 인생의 철학 중 하나는 ‘위 아래 10%는 빼고 생각하자’이다. 극단은 좋지 않다. 대단히 성실한 사람이 오래 산다지만 고지식할 수 도 있다.
 또한 지표가 그렇게 나와도 정답은 없다. 각 자의 몫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이지만 막중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그러나 그 것을 어떻게 정량화할 수 없다. 사람마다 감수성과 회복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사회적 삶의 태도로 ‘성찰과 분투, 연대와 소통’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동시에 건강에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적당히 휴식하고 과음과 흡연을 삼가는 것. 아무리 성실한 사람도 건강하지 못한 습관을 접하고 있으면 오래 살 수 없다. 성실한 사람이 건강한 습관을 잘 유지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오래 살았다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