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겠다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그만큼 삶이 팍팍해졌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해 3개 기관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결혼이 미혼보다 행복하다’는 질문에 남자는 51.1%, 여자는 46.4%에 그쳤다.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상인은 상인대로, 무엇하나 되는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왔으며 느는 건 한숨과 넋두리뿐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휘둘린 대기업은 분풀이라도 하듯 신규 일자리에 인색한 실정이고, 오히려 구조조정으로 실직자를 양산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시국이 시끄러운데다 유가 상승과 AI·구제역 등으로 각종 물가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청년실업률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2016년 연간 기준 청년실업률은 9.8%로, 2015년 역대 최고 기록인 9.2%를 1년 만에 갈아치우며 실업자 450만 시대를 열었다. 이 같이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위에서 밝혔듯이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업대란은 자영업으로 이어졌고 자영업자 대부분은 소득정체라는 틀에 갇혀 오가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보령의 경우 지난해 총 3732개의 일반음식점 중 57개소가 폐업한 반면, 신규로 문을 연 업소는 108개소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힘들고 취업문턱이 좁아지면 자영업이 크게 증가한다는 역설적 통계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감소하기 시작한 매출은 전혀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월세도 내지 못해 파산에 직면한 업소도 크게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내수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지만 이보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서민 경제의 틀을 바꾸지 못했고, 최순실과 놀아난 대통령은 전문가 집단을 이용할 기회마저 놓쳤다.

따라서 오늘의 이 같은 결과는 국정을 운영한 돌 머리들이 모순과 비정상을 바로잡지 못한데서 파생했지만, 무엇보다 박근혜가 개혁에 앞서 최순실을 믿었고, 문화융성을 빌미로 보수를 더 감쌌으며, 빈 수레에 불과한 ‘친박’들의 경제 공식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