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다. 더럽고 역겨운 추태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든 버티고 어떻게든 우겨서라도 시간을 끌어 보겠다는 박근혜를 보면서 이보다 더 추한 지도자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새해 인사를 핑계 삼아 지저분한 변명을 늘어놓고, 그 변명으로 하여금 삐뚤어진 보수를 자극해 사회혼란을 부추겨 보겠다는 꼼수를 읽을 수 있으며, 오물을 뒤집어쓰고라도 살아남겠다는 발악에 연민을 느낀다.

자고나면 박정희와 최태민, 박근혜와 최순실에 대한 새로운 의혹들이 봇물을 이루지만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측 변호인들은 ‘근혜’의 입을 빌어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촛불은 민심이 아니라고 지껄였다. 박근혜가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반증이다. 뉘우침에 앞서 오히려 날이 갈수록 용기가 승천해 촛불은 물론이고 용광로라도 녹일 기세다. 그래서 더 불쌍하고 그래서 더 가련하다. 치매라도 걸린 것인지 아니면 이런저런 주사약에 중독돼 이상증상이라도 나타난 것인지 변호인을 통한 그의 궤변이 극에 달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특검'의 칼끝도 박근혜와 김기춘을 비롯해 국정원을 향하고 있으나 하나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법꾸라지' 별명을 얻은 우병우는 어찌된 일인지 아직 건재하다. '특검'이 한꺼번에 대청소를 하려는 것인지 긴장 속에 기대감이 커진다. 문화를 사유화하겠다고 작성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있는데 그것을 작성한 파렴치범은 없다니 기막힌 노릇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국정농단이 4. 19 혁명을 비롯한 6월 항쟁을 통해 우리 민족이 이룩한 민주주의에 때를 묻혔다는 점이다. 민족정신이 깃든 민족문화의 유산과 역사의 꽃을 오염시켰고, 공동체가 쌓아온 '믿음'과 '신뢰'를 무너트렸다. 그래서 박정희와 '근혜'에게는 사람의 향기가 없다.

"이것도 나라인가"라는 자조 섞인 표현도 박근혜와 그 후안무치한 일당들이 공공성을 외면하고 비선을 택했기 때문이며, 유신독재에 항거해 얻은 값진 민주주의를 '근혜'가 다시 짓밟고 굴림 한데에서 촛불이 켜졌다. 그리고 그 촛불은 박근혜 심판이란 대 명제로 이어졌고 이제 역사는 '무능'과 추한 꼴을 심판하는 일만 남았다. '친박'과 '미용주사'만을 품에 안겨 박근혜를 해외 오지로 추방하는 일만 남았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일이 남았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요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