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키 마사오란 이름으로 일제 앞잡이 노릇을 하다 해방 이후에는 대한민국 장교로 변신, 5. 16 반란군 수괴에서 대통령이 된 박정희는 종신 집권을 꿈꿨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가로막는 자는 누구든 감옥에 가두고 고문에 고문을 거듭했지만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양심세력은 박정희 정권에 항거했다. 집권기간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과 '국가보안법·대통령 긴급조치' 등 '간첩조작' 사건을 비롯해 많은 민주 인사들이 '빨갱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세상을 등졌고, 그 때를 잊을 수 없는 그의 가족들은 아직도 '피눈물'에 젖어있다.

지금도 상당수는 박정희가 기초가 돼 오늘 날 이만큼 산다고 떠들고 있으나 박정희의 경제정책은 높은 착취율에 기반 했다는 게 상당수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국민들의 실제 삶에 대한 개선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로 나타나고 있으며 박정희는 GNP 성장 위주로 정책을 펼쳐 '저임금-저곡가 체제'를 이어갔다. 박정희는 그러면서 경제정책을 구실로 재벌들에게 부의 독점권을 넘기고 노동자 농민을 탄압했다. 이 시기 노동법은 유신 앞에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고 인권과 노동력을 착취당한 노동자는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광복회'와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은 과거 83돌 3. 1절을 맞아 709명의 친일파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모임은 박정희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친일 부역의 A급으로 분류해야 마땅했지만 박정희를 쏙 뺐다. 그리고 18년간이나 인권을 유린한 그를 찬양했고 많은 사람들의 찬양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에 박정희를 '독재'로 규정했다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지만 그의 군사파쇼를 겪은 사람들은 아직도 '피눈물'을 지울 수 없다.
 
일제 강점기시절 조선 청년들에게는 네 가지의 길이 있었다. 첫째, 일제의 침략과 지배에 투쟁하는 대의(大義)의 길을 가는 것과, 둘째, 개인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은 듯이 침묵으로 살아가는 것, 셋째, 조선총독부의 들러리가 되어 개인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소아(小我)의 길을 가는 것과, 넷째, 일본군국주의를 숭배하고 그 전위대가 되어 사냥개의 길을 가는 것 등이 그것다. 박정희는 위의 네 가지 길 중에서 네 번째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일본 천황을 위해 철저한 사냥개가 됐다. 구천을 떠도는 독립 인사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최순실의 종이 된 박근혜는 '원칙과 소신'을 노래했다. 옳고 그름에 앞서 자신의 생각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간다는 정치적 목표를 읽을 수 있지만, 그의 행동은 언제나 독선과 불통, 그 자체였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박근혜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내 탓'이란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채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 직무정지 첫날 "피눈물 난다는 말을 알겠다"고 말했다. 독재자의 딸다운 한마디가 아닐 수 없으며, 역시 '박근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