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이란 무엇인가?
 반성하는 것이다. 질문하는 것이다. 인간의 유한성,예측불가능성,우연성,다양성으로 세상은 고정불변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다. 하여 인간이 만들어 논 지금의 문명,가치,제도,상식,법은 철학자들에게 숙고의 대상이다. 범인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도 철학자들에게는 심각한 세상의 근원을 파헤치는 고민이 된다.
 철학적 사유가 있다. ‘어떤 사실을 뒤집어서 가정하고 그 가정에서 나오는 결론을 추리해 보는 것이다.’ 철학자는 이러한 사고실험을 끊임없이 해 나간다. 하여 우리에게 성찰의 단서를 제공함으로 그 역할을 다 한다.

■ 삶이란 무엇인가?
 반복이다. 먹고 마시고 자고. 사회이다. 실로 다양한 인연들이 함께 한다. 과제의 연속이다. 하루 하루가 도전의 연속이고 뭔가를 해결하며 살고 있으니.
 실존이란게 있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 나의 고통을 본질적으로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 그런데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듯 오늘 하루를 소진하며 산다. 욕망의 파이를 크게 갖고, 누군가의 파이를 뺏어 먹으며, 순환이 아닌 일직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 철학, 삶을 묻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1989년 창립되어 현재 300여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은 ‘이념과 세대를 어우르는 진보적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좁은 아카데미에 빠지지 않고 현실과 결합된 의미 있는 문제들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 선다’고 한다.
 책에는 12분의 철학자가 쓴 12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욕망, 디지털 시대의 소통문제, 사랑과 결혼과 가족, 다문화 시대, 소외와 실존, 자유론,자본주의적 상품 생산과 소비, 대중문화의 진정성, 환경과 기술문명, 과학과 자연, 인권, 종교와 사회가 그 내용이다. 넓게 보는 안목이 남다른 철학자들 답게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개념을 정리하고 주장과 반론을 비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자세와 태도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 핵심 1
 다양한 주제들을 관통하는 시대정신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차이를 차별로 여기지 말자는 것. 섹스와 다른 젠더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 인권도 마찬가지. 차별이 반인권이다. 디지털에서 가상공간의 활동,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에도 다양성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느 주장이 이데올로기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방법은 그 관념이 ‘약자를 배제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여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데올로기속에 차별을 보는 지혜를 갖기를.

■ 핵심2
 두 번째는 공동체 나눔의 가치를 복원하자는 것. 역사적으로 가장 속된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다. 그러나 속됨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욕망의 왜곡 현상, 불평등과 소외의 문제, 자본의 탐욕과 환경 파괴, 과학-자본-국가 동맹의 계급적 편향과 윤리의 부재등등.
 철학자들은 견제와 감시를 주장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란다. 나의 자기다움과 우리의 인간다움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공동체의 가치란다.
 
■ 결국 실천의 문제다. 
 철학자들의 논리는 ‘물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사이에 서 있다. 독자도 그 사이에서 적당히 갈 길을 선택한다. 타협한다. 결국 나의 문제로 귀결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이웃들과 연대하며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