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어느 순간 부터인가 정치가 사라졌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는 독재 타도, 군정 종식, 민주정권 수립 등이 주요 이슈가 됐지만, 지난 1992년 고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돼 문민정부를 기치로 내걸고 나서부터는 여당과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외에는 특별한 정치적 이슈가 사라졌다.

물론, 보수주의자들이나 진보주의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펑범한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어느정도는 이해되는 말 일 것이다. 이념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독재 대 반독재,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대신, 이제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이 우리나라 정치구조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현재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정치를 과거보다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런 독재, 반민주의 틀에서 벗어난 것일까?

어쩌면 우리가 아프고 쓰라린 과거를 다시 떠올리기 싫어서 애써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회의원'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한다.'고 명시 돼 있다.
또, 국회의원은 (1)국회 구성원으로서의 지위, (2)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지위, (3)정당 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기지고 있다.

즉, 국회의원은 선거구민의 의사에 구속되지 않고, 전체 국민의 대표로서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지위와 정당 구성원으로서의 지위가 상충할 경우에 국회의원은 먼저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따라야 한다.
또한, 국회의 표결에 참여할 때도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얽매이지 말고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글로 적어 놓고보니 갑자기 우리의 현실이 참담해진다.
우리 나라의 정치에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좌충우돌 돌격대가 나서서 당 지도부를 무력화시키는 여당과, 국민의 눈 높이와 상관없이 계파의 이익만을 따라 이념의 경계도 없이 정체성이 불분명한 야당만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을 대표해 법을 제정하고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해나가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 국가와 국민이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라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나 정책 제안보다는 온통 선거구민의 표를 얻기 위해 지역공약만을 내걸고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미사여구만 난무하고 있다.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 정치 현실에서 독재와 반민주는 사라졌을까? 혹자는 말한다. 현재 우리 정치현실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총칼로 권력을 잡고 유신독재를 꿈꾸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 간 것 같다고.
그럼에도 선심성 지역개발 공약만을 내세워 표를 얻으려는 기회주의자들만 보이고, 국가와 국민을 먼저 말하는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왜 일까?

결국, 그 답은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나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보다는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함을 찾기에 저들은 우리에게 독이 든 사탕만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는 진짜 정치를 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보자. 국민들이 정치인들이 생각하는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표로 보여준다면 저들도 더 이상 국민들을 현혹시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