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의원이 김동일 시장과 함께 보령시 행정선을 이용해 도서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 27일 김동일 시장의 도서순방 일정에 맞춰 보좌관과 함께 도서를 방문했다. 김동일 시장의 이날 일정은 장고도, 고대도, 원산도, 효자도, 육도 등 5개섬 방문으로 진행됐다.

시는 김 시장의 이번 도서순방은 도서의 경로당 방문을 통해 어르신들과의 덕담으로 건강한 새해를 기원하며, 도서지역 보건 진료소, 치안센터, 해경출장소 등도 방문해 공직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동일 시장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같은 당 소속인 김태흠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운것 아니냐는, 김태흠 의원은 본인의 선거운동을 위해 행정선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동시에 제기됐다.

보령시가 마을회관이나 주민들을 모아놓은 상황에서, 김태흠 의원이 김 시장과 같이 행정선을 이용해 섬을 찾아가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시장이 도서를 순방할때면 각 섬 마다 도착 예정시간을 사전에 마을 이장들에게 알리고, 마을 이장들은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에 주민들을 모아 놓는다.

이렇게 섬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지 않는다면 바다에 일을 나가거나 섬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주민들을 다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우기 한개 섬도 아니고 5개섬을 하루 일정으로 소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김태흠 의원 입장에서 보면 손도 대지않고 코를 푼 격이 된 것이다.

도서순방 일정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던 도서순방을 국회의원 선거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바람이 세고 기상여건이 좋지않은 추운 겨울에 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해 도서순방을 하지 못해서 올해 최대한 빨리 일정을 잡으려 했지만 선거법 상 선거일 60일전인 2월 13일이 지나면 지자체장도 도서순방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서 그에 맞추다보니 일정이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또, "사전에 김태흠 의원과 협의를 해서 일정을 잡은것이 아니고 우리가 일정을 잡은 상태에서 김 의원쪽에서 같이 갈 수 없겠느냐고 연락이 와 동행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서순방 논란과 함께 김태흠 의원이 행정선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불과 9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의 선거운동을 위해 행정선을 타고 도서를 찾는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것이다.

또, 선거운동 목적이 아니고 본인의 의정활동 보고를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도서민들에게 보다 나은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운영하는 행정선 운영의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이와관련 김태흠 의원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동일 시장과 함께 행정선을 이용해 도서를 방문하는것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해 사전에 질의를 해 저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었다는 것이다.

김태흠 의원은 "사전에 도서를 방문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김동일 시장의 도서순방 계획을 듣게 돼 사전에 선관위에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물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고 같이 가게 된 것"이라며 "현직 국회의원이 주민들에게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을 드리는 자리였다"고 했다.

이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자꾸 일각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것은 정치적으로 나를 흠집내고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새누리당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가의도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해양경찰 경비함정을 사적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자 "서산 태안의 소외된 도서지역을 방문하여 민심을 살피고 주민 숙원사업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해경 경비정을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