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추진하고 있는 대천~죽정동간 도로개설 공사가 암초에 부딪쳤다.

이 도로가 개설되면 학교의 일부가 잘려나가는 대천여자중학교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보령시에 노선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교직원, 학부모, 학생대표, 총동창회. 학교운영위원으로 구성된 대천여자중학교 교육공동체는 지난 8일 실시된 대천~죽정동간 도로개설에 따른 의견수렴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보령시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안전, 교통혼잡 및 교문 접근성, 교육환경 및 소음, 대천여중의 전통이라는 4가지 측면에서 대천여자중학교를 관통하는 도로개설을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첫째,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다. 보령시가 도로설계에 앞서서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은채 이에대한 어떤 대책도 없이 잘려나가는 학교 부지에 대한 재산적 가치에 대한 교환 내지는 대처문제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에서 폭 2m의 보도를 설치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려면 도로를 횡단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횡단보도가 개설된다고 해도 5백여명의 학생들이 등하교를 할때 터널을 오르내리는 차량들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또, 안전시설을 보완하겠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미봉책에 불과하며, 현재보다 몇배는 더 위험성이 가중된다고도 했다.

두번째, 교통혼잡 및 교문 접근성 측면에서 이 도로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 도로가 개설됐을 경우 오히려 신호대기중일때 직진하는 차량과 우회전 차량,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한 학부모들의 차량이 뒤 얽혀 더 큰 정체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시가 밝히는 도로개설 이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죽정동의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서라면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굳이 대천여중을 가로지르지 않아도 되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도로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

교문의 위치도 문제로 꼽았다. 도로가 개설되면 필연적으로 교문이 이동해야 하는데 대로변으로 이동한다고 하면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차의 진입이 어려우며, 학교에서 나가는 차도 좌회전이 불가해 진다.

세번째, 교육환경 및 소음도 큰 이유로 꼽았다. 도로가 개설되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각종 학습공간으로 쓰이던 숲이 사리지면서 학생들의 인성과 정서교육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도로를 오가는 차량으로 인해 운동장 전면과 양쪽으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방음벽으로 해소하는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했다. 소음방지를 위해 운동장을 둘러 방음벽을 설치할 경우 학생들은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안에 갇혀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도로가 개설되면 대천여중의 50년 전통을 해친다고 했다. 학교 정문과 정문 근처의 숲은 50년 대천여중의 상징이며 전통이기에 이를 훼손하는 것은 대천여중의 전통을 빼앗는 것이기에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것도 신중해햐 하는데 하물며 숲 전체를 없애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숲은 재학생들의 추억뿐 아니라 졸업생, 교직원들 모두의 자랑거리이자 추억의 상징인데 이 숲이 사라진다면 학생들이 느끼게 되는 상실감은 어떠한 것으로도 보상 할 수 없다고 했다.

대천여중의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8일 실시된 의견수렴회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일방적인 설명만으로 형식적인 의견수렴회를 하려 계획했던 보령시청 관계자들에게 참석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어떤 명분보다 더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으며, 총동창회와 재학생들은 대천여중의 상징이자 자랑인 숲을 훼손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허용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천여중에서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김동일 시장이 이를 수용하고 다른 노선을 검토할 지, 아니면 아랑곳하지 않고 이 노선 그대로 터널 공사를 강행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