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는 지난달 26일부터 4일까지 7일간의 일정으로 시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시의원들은 집행부로부터 받은 자료등에 대한 연구과 숙지를 통해 집행부에 날카로운 질의를 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하지만 답변에 나선 일부 실과장들의 감사를 받는 태도나 답변하는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어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설왕설래 말들이 이어지고 있다.
7일동안 모두 30개부서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는 동안 답변에 나선 실과장들의 유형은 대략 세 종류로 구분됐다.
첫째, 철저한 업무파악 및 능동적인 답변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실과장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지만 이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해양항만과 신재규 과장은 업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뒷자리에 배석한 팀장들의 도움없이 모든 답변을 혼자서 소화했으며, 의원들의 질의한 내용과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질의가 없어도 보충설명을 통해 이해를 도왔다. 또, 간혹 문제점에 대한 지적사항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즉각 이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 및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둘째, 대충대충형
이번 행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인사이동을 통해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된 경우에는 워낙 업무량이 많다보니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경우다. 하지만 해당 실과에 배치된지 오래 됐음에도 불구하고 뒷자리에 배석한 팀장들의 도움을 통해 겨우 답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특정부서에서는 질의를 한 시의원들이 답변을 듣지 못하고 별도로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은 어차피 오늘만 버티면 1년간은 버티는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또 이들 중에는 1년후에 이 자리에 오지 않을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셋째, 배째라 형
이 유형은 아주 독특한 사례였다. 시의원이 해당실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근거해 위반사항을 지적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점을 지적한 시의원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반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행감장 방청석에서 볼 때는 ‘내 업무는 내가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수행하고 있으니 괜히 시비걸지 말라’고 에둘러 의사표현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죽하면 이를 보고있던 다른 간부 공무원들조차 혀를 내둘렀을까.

씁쓸했다. 시의원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행부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위해 시민들이 행정사무감사를 봐야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시민들을 대신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의원들에게조차 저렇게 한다면 일반 시민들에게는 얼마나 군림하려고 할까?
이제는 의원들의 질의 뿐 아니라 답변에 나선 간부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평가를 병행하는 등의 행정사무감사 전반에 대한 다각도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