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3일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그리 멀지 않은 이 시점, 과연 선거를 앞둔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며 지낼까? 유권자들이 원하는 공약제시? 깨끗한 선거를 위한 준비?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후보자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일은 정치자금을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

 흔히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을 심판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선거가 오로지 국민들이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까? 그렇지 않다. 바로 정치후원금을 통해서 정치인들을 지원할 수도, 때로는 그 들을 압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고액을 납부하는 소수의 후원자들에게 의존할 경우 정치인들은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을 선택하여 제시하기 보다는 오직 소수뿐인 자신의 후원자들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홍보하고 있듯이 소액다수의 기부문화가 정착될 때 정치인들은 고액을 기부하는 소수의 이득보다는 자신을 후원해주는, 때로는 그 후원을 통해서 자신을 압박하는 다수의 유권자를 위한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국민의 정치자금 기부가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게 하기보다는 더 나은 정책을 위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지게 도와줄 것이다.

 하나의 예시로 최근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미국 대선에서 예비후보자들은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를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샌더스 의원은 고액소수의 후원보다는 소액다수의 후원금 확보를 통한 중산층의 지지자를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중산층의 모금의지와 결부되어 큰 효과를 거두었다. 모금액 총 1520만 달러 중 75%정도인 1140만 달러를 소액의 후원금으로 모은 것이다.
 이는 우리의 후원문화에도 많은 교훈을 남겨준다. 유권자 스스로가 큰 돈이 아닌 조금씩 조금씩 자투리 후원으로써 정치인들이 대다수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을 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대한민국 정치문화가 퇴보되어 있다고 말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조금씩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이다. 그 중심에는 국민 개개인의 작은 관심과 열정이 있어왔다. 앞으로도 다수의 투명한 정치자금 기부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없애고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