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현대 교육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평소 유소년기의 자녀 교육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의 가정환경이 건전한가를 조명해 보고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일이다. 연일 우리들의 자녀인 유소년들의 비행과 관련된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내리고 있다. 왕따, 금품갈취, 폭력, 가출, 폭언하는 행위 등 잔인한 비행소식 때문에 신문을 펴보기가 무서울 정도다. 더욱이 유소년들의 비행은 날로 증가 추세이며 그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잔인하며 흉악해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의 원인은 학교교육과 사회 환경도 문제이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가정교육환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본래 가정은 서로의 인간관계를 통해 욕구의 충족과 사회화가 이뤄지는 장소이다. 유소년기의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문화를 전달 받아 살아가는 슬기와 지혜를 배우는 곳이 가정이다. 그러므로 가정은 인생의 출발점이며 사회의 최소 단위로서 그 사회의 가능성을 예측케 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가정교유환경은 어떠한가? 배우자의 불륜행위, 퇴폐행위, 경제적 빈곤 등이 원인이 되어 가화만사성이나 가족의 우애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더욱이 부모의 이혼은 어린 자녀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 그들이 성장해 생존할 능력을 위협한다. 이것은 마치 어린 묘목에 보호목이 필요한데도 이를 제거하면 그 나무가 시들어 고사되는 것과 같다. 이런 결손가정의 자녀들은 열등감에 젖어들어 대인관계에서 자기의견만 주장하다가 반대에 부딪치면 반항심이 생기고 성격이 비뚤어져 범법행위를 자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벤자민 불름 교수는 “자녀들이 어떠한 환경 아래서 어떠한 경험을 얻으며 자라는가에 따라서 자녀들의 성격발달 즉 인성이 크게 좌우 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말 없는 삶의 언어로써 자녀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숲이 우거지면 온갖 짐승이 즐겁게 서식하듯이 인정과 화목이 넘치는 가정에는 식구 모두가 즐겁게 안주할 수 있다. 자녀들의 고독과 불만과 피로를 따뜻한 손으로 만져주어야 하며 나무라기보다는 칭찬이 앞서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세대가 자녀에게 일상생활을 통해 무의식 또는 의식적으로 주어지는 대화나 교훈이야말로 그들의 앞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자녀들의 눈에 비치는 부모세대의 태도는 과연 자식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중국 명나라 홍자성의 채근담에 “집안 사람이 허물이 있다하여 몹시 성내지 말 것이며 가볍게 버리지 말 것이니... 오늘에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두 번 경계하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듯이 화기가 얼음을 녹이듯 하라. 이것이 가정의 규범이니라.”라는 글귀가 있는데 이것은 대촤를 해서 가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명언이다. 오늘날 자녀들을 돌보고 가르쳐야 할 부모들이 맞벌이를 위해 파트타임 부모로서 가정을 비우고 대화할 시간을 뺏긴다면 결손가정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므로 ‘21세기 가정은 물질과 자녀들을 교환하고 있다’는 말과 같이 가정교육에 대한 가치관 붕괴가 자녀의 교육문제로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경제성장만 위해 달려오면서 물질생활의 풍요만을 최고의 가치로 보고 삶의 가치를 물질적 풍요로 평가하는데 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물질적으로 모든 것은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녀들에게 고급 옷이나 소지품을 사주거나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가정교육환경이 좋아질 수 없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교육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발상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오늘날 최대의 불행은 가정이 인간에게 깊은 만족을 주지 못하는데 있다”라고 말했으며, 사회사상가인 존 러스킨은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가정의 역사”라고 설파했다. 가정의 위기와 이로 인한 유소년 범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가정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고, 한 나라의 유소면 교육은 그 나라의 가정교육환경에 달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