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금령] = 계절의 전령사는 계절의 특징이 다 다르니 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북쪽이나 시베리아가 겨울을 몰고 오는 진원지는 아니지만 춥고 음산한 긴 겨울이 북쪽으로 물러가고 따스한 햇볕 속에서 남쪽으로부터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나의 기분으로 말한다면 그 바람이 천상 봄의 전령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은 계절의 기후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돼 있다. 그래서 그런지 늦가을이 끝나고 초겨울의 스산한 바람이 얼굴과 목주위에 휘익∼ 뿌리고 갈때 깊은 우울과 허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중년을 맞은 나의 경우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계절은 그 변화만으로 기쁨과 환희,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생의 자연 스승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일에 골몰하다 보면, 어느 해에는 계절이 바뀌었는지, 연중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때도 많았다.
그 것은 그 때의 삶이 얼마나 분주하였으며 이것저것 생각할 틈도 없이 달려야만 할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나를 말해 준다.
바야흐로 피서철이다.
웅천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며,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유명한 무창포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이 오고 피서철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몇 가지 현상을 나의 직장 안에서 경험할 수 있다.
첫째로는 기차를 타고 오는 피서객들이 웅천 역에서 가까운 웅천농협의 하나로마트에서 피서 용품을 사기 위해 성시를 이룰 때이다. 주로 치장과 노출, 장신구와 패션이 낯설고 대담한 젊음이 넘치는 청소년들이다. 그 보다 더 미리 알게 되는 것은 피서객 맞이할 준비를 하는 상인들이 장사에 필요한 동전을 미리 환전하기 위해 몰려들 때이다.
여름이 오면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주위를 깨끗히 청소하는 일과 집안 수리하는 일, 천막을 치고 방갈로를 새로 짓는 일, 안내판을 다시 세우고, 편의 시설을 점검하고 수리하는 일들은 피서객들이 편안하고 쾌적한 휴가를 마음껏 즐기고 갈 수 있게 하기 위해 피서지 현장에서 이뤄지는 최선의 배려일 것이다. 뿐만아니라 팔 상품을 미리 확보하는 일이나, 거스름 돈으로 쓸 동전을 미리 준비하는 일은 피서객이나 상인 모두에게 편하고 유익한 일이다.
가끔 동전확보를 위한 상인들의 동전확보전이 일어난다.
그 때야말로 피서객이 몰려올 여름이 다가왔다는 것을 내가 실감하는 때이다.
여러사람을 대상으로 해 동전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게 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기계가 대신하는 일이지만 헤아리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며, IMF 이후의 금융업무는 효율과 이익 창출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지만 그만한 불편 때문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동전을 대체하는 각종 카드가 등장해 그 것의 사용빈도가 떨어졌으며, 더우기 화폐가치가 떨어져 동전의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서 대부분 집안의 돼지 저금통이나 서랍에서 낮잠을 자고 있기때문에 동전유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년간 동전 공급에 드는 비용도 3백 8억원 정도이며, 구리, 니켈, 아연 등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니, 동전을 집안에 마냥 묵혀 두고 있다면 국민은 국민대로 불편하고 국가적으로도 많은 손실이 있게된다는 얘기다.
요즈음에 유니세프에서 유로동전모으기 운동을 전개한 바 있었다. 동전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리 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란다. 동전을 원활하게 유통시키려면 가지고 다니면서 알뜰이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사랑의 동전 모으기 운동’참여로 동전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나라 경제도돕는 두 가지 유익한 일이 성취되게 하는 것이다.
여름이 오고 피서철이 되어 고장에서 상인들이 피서객을 맞을 준비로 동전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을 걱정하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 여름에는 전국 각지의 피서객들이 무창포해수욕장을 많이 찾아와서 많은 동전이 필요하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큰 돈을 저축해 두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유용하고 이자도 붙지만, 작은 돈이라하여 동전을 안쓰고 묵혀두면 불현듯 어느 때엔가 몇 십원 때문에 즐거운 감정을 아주 상하는 불편이 따를 수 있으며 나라도 큰 걱정이 될 것 같다. 이런 것도 ‘하나가 모두를, 작은 것이 큰 것’을 편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작은 것의 철학이 아닐까.
2024.12.17 화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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