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시장의 최근 행보가 심싱치 않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모든 사안들을 불도져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김 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를 보는것처럼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엄청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며 김 시장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전후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너무 밀어붙이기만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장 앞 교통단속이 그랬고, 상하수도 요금 인상안이 그랬고, 수렵장 허가 건도 그랬다. 불만은 있지만 규칙과 암묵적 합의라는 테두리 안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그래도 시민들은 참았다. 더 많은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 개인이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시장이 취임도 하기전부터 시작한 화상경마장 유치 논란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시민들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는데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겠다 했다. 분노한 시민들은 반대했고, 이런 반대의 목소리 조차 대다수의 시민들은 찬성하는데 일부 불순한 몇몇이 김동일을 흠집내기 위해 트집을 잡고 있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들로 반대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눈 멀고 귀 먹은 김동일 시장을 보고 실망하고, 좌절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김 시장과 보령시에 제안을 했다. 보령이라는 한 도시에 살아가는 시민들끼리 편 갈라 싸움하지 말고,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보자고 했다.

그러나 이런 시민단체의 제안에 김동일 시장이나 보령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군다나 요즘은 이 단체, 저 단체, 이 행사, 저 행사를 찾아다니며, '화상경마장' 유치야 말로 보령에 새로운 희망을 줄것이라는 새빨간 거짓말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일부 공무원들은 "주민투표에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고 그러냐?, 주민투표 예산은 화상경마장 유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 내는 것이냐?"는 터무니 없는 얘기들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

주민투표에 비용이 든다면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 하는 김동일 시장이나 보령시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당연한데도 말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폭행했다. 폭행을 당한 행인은 전치5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고, 치료비용이 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자 이 가해자는 "너의 의사에 의해 너를 치료하는 거니까 나는 치료비용을 댈 수 없다. 치료비용는 너 혼자 알아서 해라"라고 말했다. 이게 맞는 말인가?

결국 폭행을 당한 사람은 가해자를 고발했고 가해자는 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됐다.

그럼 화상경마장이 들어 와서 쾌적한 삶을 영위하는데 큰 지장을 받게 된 보령시민들은 김동일 시장과 경마장을 찬성한 보령시청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할까?

이 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경찰에 고발한 것처럼 김동일 시장과 일부 공무원들을 고발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김동일 시장은 시장에서 물러나면 그만이고, 공무원들은 퇴직하면 그만일테니까.

그럼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연좌제처럼 그 가족들을 찾아 그 책임을 물어야 하나? 아니면 끝까지 당사자들을 찾아 피해보상을 청구해야 하나?

시민들은 이런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 주민투표를 하자고 하는 것이다. 시민들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정해 그 결과에 승복한다면 적어도 누구를 원망하지는 않을테니까.

완주군은 지난해 6월 25일 전주시와의 통합을 두고 완주군민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용역을 포함하면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이 완주군만의 주민투표의 비용은 약 5억여원 정도가 소요됐다고 한다.

또 올 10월에 삼척에서 실시한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는 당초 5억여원의 예산이 소요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민단체와 봉사단체에서 5백여명이 자원봉사를 통해 3억원 이상을 절약한 1억 7천여만원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물론,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들 도시와 보령의 인구를 비교해 본다면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라 약 5~6억여원 근처에서 금액이 결정 될 듯하다.

그럼 5억원은 적은 금액이냐고? 이 5억여원은 김동일 시장이 지난9월 2차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전용한 41억여원의 예비비 중 약 8%에 불과하다.

김 시장과 관련있는 특정한 지역에 몰아준 소규모 사업 예산만 가지고도 충분히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번 화상경마장 논란은 천재지변'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뽑은 시장이 시민들이 반대하는 화상경마장을 유치하려고 하기 때문에 '인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예비비 사용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동일 시장과 보령시청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다.

예비비는 특정지역의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에 지출하는것과 화상경마장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 사용하는 것중 어떤것이 더 바람직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