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천주교 성지에 전국 천주교 신자들의 방문이 있따르고 있다.

천주교 하부내포성지(보령·서천·부여, 주임신부 윤종관)는 '보행자의 날'이며 '성 마르티노 주교'의 축일인 지난 11일 전국에서 모여든 110명의 순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웅천 완장포구(웅천하수종말처리장 옆)에서부터 미산 서짓골 성지까지 도보 순례를 실시했다.

서짓골 성지는 약 150년 전인 1866(병인)년에 보령 오천 '갈매못성지'에서 순교한 5명 중 4명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며, 그 당시 박해를 피해 천주교 신자들이 다수 은거했던 곳이다.

이들 4명 선현들의 유골은 그 후 16년 뒤(1882년)에 서울 명동 성당 지하묘에 옮겨졌지만, 서짓골 성지에는 진토가 묻혔다는 중요한 역사성으로 인해 천주교인들이 오천면 갈매못성지와 함께 순례코스로 자주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번에 도보 순례가 이뤄진 '완장포구-서짓골 성지' 구간은 서짓골에 숨어살던 천주교 신자들이 1866년(병인년)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인들의 유해를 모셔온 경로다.

이들은 갈매못에서 완장포구까지 작은배로 바다를 건넌 후, 다시 들길로, 마을 뒷길로, 산길로, 냇길로 총 9㎞의 구간을 따라 걸어 서짓골까지 성인들의 유해를 옮겨 안장했다.

순례단은 완장포구-서짓골 성지까지 9㎞의 구간을 도보로 순례 한 후 서짓골 성지에 도착해 미사를 봉헌했다.

하부내포 성지를 맡고있는 윤정관 신부는 미사를 집전하면서 순례자들에게 프랑스의 아미앵 시에 전설처 럼 전해오는 '성 마르티노'의 행적을 소개하고, 그 아미앵 시 출신의 '성 안토니오 다블뤼' 주교가 박 해시의 한국 천주교를 지도하면서 생애의 반절 을 바친 사연을 설명했다. 

'성 마르티노' 주교는 프랑스 교회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프랑스 수호자 성인이며, 아미앵 도시의 전설적 인물로 프랑스 사회에서 현재까지도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윤 신부에 따르면 '성 마르티노' 주교는 젊은 시절 서기 338년에 군인으로 프랑스의 아미앵 시 에서 근무하던 때 자기가 입고 있던 털 망토 반절 을 뚝 잘라서 "이건 당신 것이라오"라고 하면서 추위에 떨고 있는 거지에게 입혀줬다.

그리고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잠을 자고 있던 마르티노의 꿈에 그 망토를 걸친 예수님께서 나타나 "마르티노야, 네가 뚝 잘라준 망토를 입고 나는 얼어 죽지 않았단다"고 말씀 하셨다 한다.

이런 성 마르티노 주교의 사연이 전해져 내려오는 프랑스 아미앵은 갈매못에서 치명하고 서짓골에 묻힌 '성 안토니오' 주교의 고향이다.

윤 신부는 이어 "'성 마르티노'와 '성 안토니오'의 정신을 본받아 불우한 이웃을 위해 가진 바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행위로써 다가 오는 성탄절을 준비하자"면서 "이날 미사에 봉헌된 헌금의 절반을 단체로 오신 분들의 본당에 가지고 가셔서 본당 인근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천주교 하부내포성지는 매년 봄철 3월 30 일과 가을철 11월 11일에 연례적으로 공식 도보 순례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