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어른한테서 배워야 한다"는 말을 우리는 어려서부터 들어왔다. 그만큼 술은 우리 농경생활에 필요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한 게 사실이다.

술잔을 윗 사람한테 올리는 게 예의로 여겨지고, 같은 잔에 술을 마셔야 친해진다고 믿어, 우리는 지금도 회식자리에서 잔을 돌리기 일쑤다. 그러나 술 권하는 잘못된 문화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간염 등 질병의 감염우려와 과음은 결코 예의나 의리의 이름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술 마시는 국가는 망하고, 차 마시는 국가는 흥한다"고 한다. 무절제한 음주문화, 이제는 더 갈 데가 없다.

일부 주취자는 상습적으로 지구대, 파출소에 찾아와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시비를 걸어 공무를 방해하고, 다른 민원인들에게는 불안감,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보령경찰서 관내에는 대천해수욕장이 위치해 있어, 해마다 많은 피서객이 방문한다. 오랜만의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게 술이다 보니, 일부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해 형사입건 되거나 출동한 경찰관에게 한 욕설과 폭행으로 모욕죄나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되어, 경찰서 유치장에서 난생처음 국가가 제공하는 무상의 숙식을 체험하고, 한 순간의 잘못된 음주로 인해 어렵게 만든 휴가를 망치고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오점을 남기기도 한다.

경찰관들은 이러한 주취·소란자로 인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이는 경찰의 도움이 진정으로 필요한 선량한 시민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결국 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 행위는 행위자 자신의 처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도 피해를 주는 심각한 범법행위인 것이다.

대부분의 범죄와 마찬가지로 112에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도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다. 지난 5월 "유병언과 같이 있다"고 허위신고한 동대동 거주 김00(남,55세)씨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전화를 한 것이고, 삽시도에서 길을 잃은 후 납치당했다고 허위신고한 인천시 거주 이00(남,56세)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술에 취해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의 경우, 전에는 정상참작이 되었으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는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개정됐다.

한 매체에 따르면 이러한 주취소란·폭력으로 인해 연간 8조 8천억의 사회적비용이 낭비된다고 한다.

작년 3월 개정된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3항 제1호(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에 따르면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과 같은 항 제2호(거짓신고)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돼 처벌이 강화되었다. 또 상습범이나 막대한 경찰력이 소모된 경우에는 민사소송까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올해 9월 19일부터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작은 기초질서부터 음주문화까지 개선해야할 부분을 과감히 척결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하나의 미덕으로 여겨져 왔던, 우리의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에 대한 관용, 이제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음주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