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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계절
2001년 04월 02일 (월)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우리 나라의 가을 정취는 뭐니 뭐니 해도 맑고 높푸른 하늘을 배경으로하여 선명하게 주황색으로 농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이리라. 남도에는 벚꽃 소식이 올라 온지 벌써 오래 인데, 올 봄은 유달리 예사롭지 않은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려 며칠 전에는 흰 눈까지 뿌려대기는 했어도 우리 고장에도 산수유나무 꽃과 영춘화가 노랗게 핀 초봄에 웬 가을의 정취를 서두에 꺼내는 소이는 뭣인가? 우리 보령시 대천동 도심에 가로수로 심어 놓은 감나무가 외지에도 널리 알려져 가을이면 명물로 자주 화제거리가 되어 내심 자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심 속에서 탐스럽게 익은 감을 보는 경이감도 신선하거니와, 다 익은 감을 남몰래 따가지 않고, 가로수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어떤 조치를 하기 전까지는, 함께 그 아름다운 풍경을 공유하고 지켜 나가는 보령시민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한 가지 좋은 사례로 외지 관광객들에게 알려져 있다. 도심의 가로수로 심은 어떤 종류의 나무와 시민의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한 예로서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 우리의 건국 신화인 신단수는 하늘과 지상을 연결시켜 주는 자연조화문화의 상징이고 민족 정서의 밑바닥을 오래 동안 이어오고 있다.
성서에서는 감람나무, 포도나무, 무화과나무가 상징과 비유로 수 없이 등장하고, 보리수나무는 부처님과, 홰나무는 공자님과 관계가 깊어 신성한 종교적 상징이 된 특별한 나무들이다. 나무는 역사적으로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문화를 꽃피우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의 팔만대장경은 우리 산하에 가득한 산 벚나무, 돌배나무, 자작나무가 없었다면 그 판각이 불가능했을 것이며, 또한 옻나무가 없었다면 700여년 동안이나 팔만대장경을 썩히지 않고 온전히 보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닥나무가 없었다면 어떻게 천년을 두고도 변치 않는 한지를 만들었을 것인가? 그 뿐이 아니다. 이제는 인류의 생존이 걸려 있는 현대문명의 현안으로 환경문제의 해결도 나무와 숲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문명과 문화와 생존이 지금까지 나무에 의지해 왔고, 장래에 더 그럴 것이라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의지해서 살고 있는 오늘의 첨단시대의 세대에겐 너무 거창하고 성급한 결론일까? 그렇지 않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인류는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나무 없는 세계에서의 첨단적 생존보다는 나무 있는 소박한 생활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全 保寧市 公園化 運動을 전개하고 있다. 나무 심기에 좋은 계절이어서 시민 한 사람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운동에 동참한다면 이 운동은 단시일 안에 성공할 것이며, 보령사랑 운동의 구체적인 실천이 될 것이다. 꽃피는 나무, 열매 맺는 나무, 푸른 공간을 만들어 주는 나무, 풍치를 아름답게 해 줄 나무, 공해를 줄여 줄 나무, 신선한 산소를 내뿜에 줄 나무, 조상이 즐겨 보시던 나무, 바닷가에는 해당화, 공공 장소에는 무궁화, 등등 무슨 나무든지 의미 있게 한 그루씩 심어 두면, 심어 놓은 우리는 늙고 죽어도, 나무는 성장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 많은 유익함을 줄 것이며, 우리 대천동의 가로수인 감나무도 감나무려니와 나무로 뒤덮인 살기 좋은 푸른 보령이야말로 문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살기 원하는 만세보령이 되지 않을까 한다. 신 석정시인의 詩 한 수를 읽어 봄으로 시인의 나무 사랑과 그를 통한 탈속한 고아한 마음 가짐을 보자.
"매실 남기와 산수유 남기 사이 빈 자리에는 파초를 한 그루만 심어 두면 철 따라 지내가는 빗소리를 머물게 하고 적적한 밤에는 唐詩라도 읽으면서 조용히 그 빗소리를 듣도록 하렴"

보령시장 신 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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