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맹독성 제초제가 뿌려진 고추밭에서 제초제가 뿌려진 부분이 노랗게 말라 있는 모습. 좌측의 제초제가 뿌려지지 않은 부분과 선명하게 구분이 된다.

주산면의 한 농촌마을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고추밭에 맹독성 농약이 뿌려져 고추가 말라죽고, 수령 50년된 은행나무가 누군가에 의해 톱으로 일부분이 잘리는 등 이상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같은 일들은 대략 6~7년여 전 부터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주민 A씨의 못자리에 맹독성 농약이 뿌려졌지만 실수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 갔다는 것이다.

5년여 전에는 B씨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위해 지하수를 끌어올리려 모터를 작동했지만 물이 나오지 않아 모터를 뜯어보니 파이프가 쇠톱으로 잘라져 있었던 일도 발생했다.

▲ 마을주민이 누군가에 의해 톱질이 돼 있는 은행나무를 보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마을 주민들은 이후 농사용 호스가 찢어지는 등 자질구레한 일들까지 포함하면 이같은 일들이 지난 7년여간 꾸준히 지속돼 왔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같은 일들이 반복되자 마을 주민들은 마을 내부인의 소행일 것이라 짐작하면서도 범인 색출이나 해결방안 찾기에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이라봐야 겨우 50여명이 사는 자연부락에서 누군가 범인을 색출 할 경우 또 다른 반목이나 주민간의 불화가 염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과 5월 두 달간 연이어 두 곳의 고추밭에 맹독성 농약이 뿌려지자, 주민들은 지난 6월 30일 마을총회를 소집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마을 주민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표결에 붙인 결과 40여명 중 37명이 경찰에 사건을 의뢰하자는 의견에 찬성한 것.

주민 C씨는 "범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수사결과만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마을에 방범용 CCTV라도 설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