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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부터 소 포획까지 '만능해결사'
[기획]김연중기자의 보령소방서 119구조대 동행취재
2012년 05월 31일 (목) 16:38:43 김연중 기자 yjkim8116@charmnews.co.kr
   
▲ 배기만 보령소방서 119구조대장(사진 가운데)이 "명예! 신뢰! 안전!"이란 구호를 선창하자, 구조대원들이 힘차게 복창하며 근무교대를 하고 있다.

1996년 11월 12일 발대한 보령소방서 119구조대(대장 배기만 소방위/46)는 지난 2011년 대천해수욕장 여름소방서를 개서해 해수욕장 개장 68년만에 처음으로 ‘사망사고 제로’를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연일 계속된 구조활동 속에서도 지난 2011년 대천해수욕장 여름소방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119구조대.

24시간, 365일 보령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보령소방서 119구조를 사람들이 잘 모르는, 혹은 잘못 알고 있는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2일 119구조대원들과 하룻밤을 함께 했다.


■ 근무교대 (18시)

“명예! 신뢰! 안전!”이라는 배기만 보령소방서 119구조대장의 힘찬 구호 선창과 함께 119구조대의 근무교대가 이루어진다.

이날 기자와 함께 야간근무를 같이하게 될 보령소방서 119구조대 3팀(팀장 윤기태 소방장/41)이 근무교대를 시작으로 장비 점검 및 업무 인수인계를 받는다.

이들 119구조대가 근무교대 후 가장먼저 하는 것은 장비점검으로 구조대원들에게는 몸의 일부와도 같은 것이다.

구조공작차 1대에는 약 8톤의 장비가 실려 있는데, 일반구조용 장비를 비롯해 유압엔진펌프, 유압절단기 등 중량물 작업용 장비, 만능도끼, 헤머드릴 등 절단/파괴용 장비, 수난구조용 장비, 산악구조용 장비, 응급구조용 장비 등 178종 1165점의 장비가 비치돼 있다.

특히 각종 수난 사고를 대비해 제트스키, 공기부양선 ‘호버크레프트’등 최고의 구조장비가 항상 출동할 수 있는 상태로 대기중이다.

장비를 점검하는 대원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육안으로 장비검사를 하지 않고, 장비 하나하나의 작동여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이상여부를 확인했다.

윤기태 3팀장은 “119구조대의 생명은 바로 장비다. 대원들이 장비점검을 소홀이 할 수 없는 이유이다”라며 “구조공작차 1대만 있으면 왠만한 아파트 한 채는 철거할 수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 김두완 구조대원이 근무교대 후 공작차량에 비치된 구조장비를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 저녁식사 및 체력단련

장비점검을 마친 구조대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긴장감속에서 살아가는 구조대원들에게는 식사시간도 결코 편하지만은 않았다.

백정호 소방교(37)는 “다른 사람들은 동료들과 식사를 하는 시간이 가장 여유롭고, 편한 시간이겠지만 우리 구조대원들은 언제 출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감 속에서 대화도 적고, 식사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마치려고 한다”며 “구조대 생활 초창기에는 소화도 않되고 해서 밥을 먹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꼭 챙겨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대원들이 향한 곳은 보령소방서 3층에 위치한 체력단련실이다. 구조대원들은 하루 한 시간 이상을 이곳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한다.

구조대원들은 어떠한 극한의 상황에서도 구조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버티질 못한다고 한다.

백정호 대원은 “119구조대원들은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각종 인명구조에 어려움이 많아 시간이 날 때 마다 기초체력을 다진다”며 “기초체력 단련을 소홀히 하면 구조대 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도퇴 되기 마련이다” 말한다.

또 “많은 구조대원들이 비번일 때도 인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통해 체력단련에 열중 한다”고 귀 뜸 한다.

■ 개인별 잔무처리 및 필요업무, 출동대기 근무

구조대 사무실로 돌아 온 구조대원들은 밀린 업무 처리에 정신이 없다. 각종 서류작업은 물론, 각종 장비 현황 및 보고서 작성, 장비 수리 진행 사항 파악 등 119구조대원들은 잠시도 쉴틈이 없다.

김두완 소방교는 “우리 구조대원들은 구조관련 각종 자격증도 많이 취득하고 있지만,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모두 취득했다”며 “구조업무 뿐만 아니라 행정업무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밀린 행정 업무가 끝나면 공부에 열중한다.

보령소방서 119구조대가 다루는 장비는 178종 886점에 달한다. 이들 장비를 모든 구조대원들이 능수능란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에 주간에는 장비 사용방법을 훈련을 통해 직접 습득하고, 밤에는 이론 공부를 통해 사용방법 및 고장시 응급조치 요령 등을 습득하는 것이다.

백정호 소방교가 기자에게 장비 책을 들려 주면서 “이거 다 외우셔야 저희랑 같이 현장 출동 합니다”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해졌다.

■ 출동
21시20분 비상벨이 조용한 구조대 사무실에 울렸다. 아버지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위치추적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실종자 휴대전화 최종 발신지의 위치를 확인한 구조대원들은 윤기태 팀장을 필두로, 백정호 반장, 김두완 소방교가 구조공작차에 급히 올라 출동한다.

현재 상황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윤기태 팀장은 “60대 남성이 저녁 5시30분 마지막 통화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중이다”라며 “신고자인 아들의 설명으로는 실종자는 마지막 통화에서 술에 취한 목소리였고, 차량을 타고 나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실종자의 마지막 발신지가 동대동 하이마트 주변으로 뜨고 있는 만큼 그 일대를 수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 근처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술집 밀집지역인 동대동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실종자의 차량을 찾기로 하고 수색에 나섣다.

그렇게 수색시작 10여분 만인 21시 44분 먹자골목 내에 한 술집 앞에서 주차되어 있는 실종자의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을 발견했지만 실종자의 인상착의를 모르는 구조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실종자 차량 발견 지점에서 신고자를 기다리기로 한다.

백정호 반장은 “119구조대의 위치추적 시스템은 영화에서 나오는 GPS기반의 추적 시스템이 아닌 이동통신 회사의 기지국 기반의 추적 시스템이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작게는 500m에서 최대 5km에 이른다”며 “수원 20대여성 살인사건 이후 단순 가출 및 연락두절에 대한 위치추적 신고건수가 2배 이상 증가해 구조대 인력낭비도 심하지만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찾을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10여분 후 신고자가 도착하고 인근 술집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실종자를 발견, 가족에게 인계 후 구조대는 발걸음을 돌린다.

윤기태 팀장은 “실종자를 아무 일 없이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시민들의 협조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며 씁쓸해 했다.

■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구조대원들은 컵라면 하나로 야간근무에 지친 속을 달랬다. 길지 않은 간식시간임에도 편하게 먹을 수 없다.

또다시 언제 출동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복장을 갖추고 신경을 곤두세운 채 젓가락을 놀렸다.

윤기태 팀장은 “구조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근무 복장으로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한다”며 “3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취침시간이 일정치 않아 숙면을 취하기 힘들고, 전화벨 소리나, 시계 똑딱이는 소리에도 잠을 깨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군생활을 남들보다 좀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의무소방원에 지원하게 됐다”는 이광인 의무소방원 “보령소방서 119구조대에 배치받고 구조대 생활을 하면서 직접적인 구조 활동을 하는건 아니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보람있는 군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 보령소방서 119구조대 3팀 대원들이 축사를 탈출한 소를 포획하고 있다.

■ 소 포획작전

새벽 6시 5분. 새벽의 적막을 깨고 구조대 사무실에 다시 한번 비상벨이 울렸다.
이번 출동은 남포면 월전리의 한 축사에서 탈출한 소를 포획하는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이슬을 맞으며 소와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고, 탈출한 소 3마리를 풀숲으로 모는데 성공했다.

로프를 이용해 소를 포획하고, 축사로 이동중에 백정호 대원은 소의 힘에 끌려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원들은 탈출한 소를 모두 축사에 가두고, 신고자에게 출입문 관리를 당부하고 귀소했다.

윤기태 팀장은 "이렇게 소가 우리를 탈출하면 예전에는 마을사람들이 잡아주고 했는데, 요즘처럼 시골이 고령화되고 사람도 적어지면서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졌다“며 ”어떤 사람들은 119구조대가 그런 일까지 하냐고 하지만, 노인분들이 소를 포획하려다 보면 종종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예방을 위해서 구조대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담담히 말했다.

■ 구조대와 가정, 그리고 휴가
주간과 야간 근무를 반복하면서 가족을 잘 돌보지 못하는 점은 구조대원들에게는 가장 큰 아픔일 것이다.

배기만 대장은 “다른 사람들은 가정이 편해야 직장생활도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하지만 저는 직장생활이 편해야 가정도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휴가는 언제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백정호 소방교는 “구조대는 1년에 연차를 45일정도 쓸 수 있는데 이걸 다쓰는 구조대원은 없다”며 “가뜩이나 소방인력이 부족한데 남들처럼 쉴거 다쉰다면 남아있는 대원들이 힘들뿐더러 구조임무는 누가 수행하겠냐”고 말했다.

   
▲ 배기만 구조대장을 비롯한 구조대원들이 소년소녀가장의 집을 방문해 성금을 전달하고, 격려의 시간을 갖고 있다.

■ 보령소방서 119구조대는

현재 보령소방서 119구조대는 배기만 구조대장을 비롯해 총 13명, 3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9명은 특전사, 해병대 등 軍 특채 출신으로 특수부대 생활의 경험을 살려 구조임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개인별로 해난구조에 가장 필수적인 스킨스쿠버 자격증은 기본으로 취득했으며, 동력수상레저기구, 수상인명구조, 해기사, 잠수기능사, 응급구조사, 동력수상레적구, 위험물취급기능사, 화약취급기능사 등 다수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임무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와 후원도 아끼지 않는다.

소년소녀 가장 등 결손가정 학생들에게 매월 일정액의 후원금과 각종 생활용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학생들이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주기적인 방문으로 생활지도에도 힘쓰고 있다.

 

   
▲ 배기만 보령소방서 119구조대장.
[배기만 보령소방서 119구조대장 인터뷰]

▲ 다양한 직업 중에 소방관을 택하신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그런 일들은 너무나 보람되고 소중한일들이라고 생각하기에 평생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소방, 그 중에 119구조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 구조대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2011년 여름소방서 활동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개월 전 철저하게 준비하여 훈련하고, 해수욕장에 투입되어 근무를 하는 동안 수많은 장애물이 있었지만 여름소방서장님을 필두로 전 직원이 화합하여 무사고를 이룬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구조대장님에게 119구조대는 어떤 의미인지.
= 저에게 119 구조대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종교와도 같이 저는 구조대에 미쳐 있습니다. 119 구조대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조대는 재난 및 재해발생 시 신속하고 안전한 인명구조 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는 구조대 활동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저뿐만 아니라 저의 주변에도 나쁜 일보다 좋은 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2011년 여름소방서를 운영해 대천해수욕장 개장 이후 68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사고 제로’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게 된 원동력이 있다면.
= 지난 2011년 여름소방서를 운영하면서 느낀건데 김근제 보령소방서장님이 1996년도에 최초로 해변구조대를 창설하셨는데, 그 후 15년이 지난 2011년도에 서장님이 부임 후 제가 구조대장으로서 무사고를 달성했다는 것이 너무나 좋습니다.
전 직원이 “할 수 있다”, “피서객 한명 한명이 모두 내 가족이다”라는 생각으로 여름소방서 근무에 임한 것과 투입 전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훈련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후배 구조대원들이 그만한 희생이 없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모든 영광을 후배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이는 구조대원들이 있기에 만들어졌으며, 중간에서 다리역할을 묵묵히 임한결과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남은 인생을 후배들을 위해 묵묵히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 보령소방서 119구조대 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대원들에게는 희생정신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또한 내편으로서 조력자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혼자만 희생해서는 구조대원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집에서도 희생하는 만큼 구조대원으로서 국민에 충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보령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안전의식”입니다. 사고현장은 항상 안타깝습니다. 사고는 미연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더욱 안타까운데 개개인이 안전의식을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여 행복하고 건강한 “만세보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보령소방서 구조대는 보령시 전체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구조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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