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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인터뷰] 제약업계를 주름잡는 승부사
(주)보령제약 김광호 사장
대천 5일장과 남다른 인연맺고 사는 천생 보령사람
무슨 약이든 그를 만나면 대박나는 ‘미다스의 손’
2012년 05월 31일 (목) 16:09:05 이상우 발행인 editor@charmnews.co.kr
   
▲ 김광호 사장의 사무실에는 책상이 없다. 대신, 노트북과 각종 자료가 놓여있는 회의용 탁자가 책상을 대신하고 있다. 사장실의 권위를 드러낼 이렇다 할 치장품도 없고,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야전사령관의 막사를 닮은 사무실에서 김광호 사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 제약회사들과의 숨막히는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이상우 발행인

보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 바로 보령제약이다.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이 보령출신이라는 것과 보령사람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빼고는 보령과 이렇다 할 관계도 없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보령과 보령제약은 한통속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보령과 보령제약은 운명적으로 함께 가야할 동반자일 수 밖에 없다. 마치 부모자식의 관계처럼.

<보령신문>은 지난 2005년부터 (주)보령제약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광호(63)사장을 지난 29일 만나 기업인으로서의 성공스토리와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직접 들었다. 보령제약이 입주해 있는 보령빌딩은 창경궁과 종묘를 마주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터를 잡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빼곡히 앉아 있는 사무실을 지나 좁은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김광호 사장의 사무실이 있었다. 비서실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다 할 장식품도 없는 말 그대로 야전사령관의 막사와 같은 분위기였다.

[인터뷰]

   
▲ 보령제약 사장실 벽에는 김광호 사장의 초등학교 은사인 서승일 선생이 지천명(地天命)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은 제자를 위해 쓴 휘호가 걸려있다. ‘쇠 방망이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음’을 비유한 이태백의 일화가 적혀있다./이상우 발행인
- 대천에는 자주 내려오는가.

- 대천에는 자주 내려오는가.

며칠 전에도 대천중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있어서 다녀왔다. 총동창회장 임기가 2년인데 여러 선.후배님들과 동창들이 한번더 맡아달라고 해서 본의 아니게 4년간 총동창회장을 했다. 그날 공식적으로 보령에 있는 후배에게 총동창회장을 넘겼다. (그런 행사가 없더라도) 집이 내항동에 있고 여동생도 살고 있어서 대천에는 자주 내려가는 편이다. 워낙에 향토성을 갖고 태어났고 어떻게 보면 촌놈기질이기도 한데, 어머니 손잡고 장에 다니고, 꼭 요때 즈음이었는데, 칡뿌리도 캐고 새 잡으러 다니면서 자랐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 자서전에서도 부모님에 대한 추억이 많이 담겨 있던데.
큰 형님이 올해 72세시고 막내가 52세로 5남 5녀 중 내가 셋째인데, 형제자매 중에서 유독히 어머니와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낸 사람이 아마 ‘나’ 일거다. 다른 형들은 일찍 객지로 나가시고 해서 어머니를 통해서 진짜 시골의 삶을 흠뻑 경험하게 됐다. 어머니는 도회적이기보다는 말 그대로 ‘향토적인 분’이셨다.
아버지는 좀 다르셨다. 한양공대 토목과 1회 졸업생이셨다. 당시 조선총독부와 도청에도 근무하셨고, 은포리 간척지 공사의 총감독관이셨다. 워낙 술을 좋아 하셔서 출근은 아버지가 하셨지만, 퇴근은 어머니가 하셔야 할 정도셨다.

- 보령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대천장날이다. 내가 살아온 날이 모두 장날(3일, 8일)과 연결이 돼 있다. 첫 직장이었던 바이엘에 입사한 날도 75년 2월 3일 대천장날이었고, 이후 독일회사, 미국 회사, 프랑스 회사를 거쳐서 30년 되던 2월 3일 직장을 나왔다. 큰 아이가 11월 23일, 둘째가 2월 3일에 태어났고, 손녀도 2년전 2월 28일, 올해 손자가 2월 8월에 태어났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됐다.
장날은 시골사람들에게 삶의 현장이다. 어릴때 어머니와 같이 장을 지켜보면서 컸기 때문에 장날을 통해서 보령을 느끼고, 장을 통해서 보령사람을 느낀다.

- 요즘의 보령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보령이 지자체 중에서 NO.1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지금도 보령의 발전된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공부는 수의학을 전공했지만, 사회생활 37년을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와 보령제약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지금까지 약 1조원 정도를 투자해서 제품 개발에서부터 마케팅을 해 본 경험이 있다. 이런 국내.외에서의 경험들이 보령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일을 성공시키는 데는 뭐든지 마케팅이 중요하다. 목표가 세워지면 그 과정은 모두 마케팅이다. 이런 경험들을 고향발전을 위해 써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여러 그림을 그려보고 있다.

보령은 원료가 좋다.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개발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흑포지구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농.수.축산.원예단지를 조성해서 체험형 관광지로 개발해 보고 싶다. 사라져 가는 우리 토종작물에서부터 수산물을 비롯해 말이나 코끼리같은 동물들, 여기에 원예작물까지 갖춰진다면 전국 최대규모의 체험단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수욕장은 전체적으로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어릴 때 해수욕장에 가면 해당화가 만발해서 향수를 뿌려놓은 것 같았다. 해송도 전부 사라졌다. 이런 것들을 복원해서 다른 곳들과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해저터널이 건설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 다리로 연결해서 다리 위에서 낚시대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해 놓으면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을 것이다. 해저터널로 되면 결국 찻길에 불과하다. 좋은 구조물은 대대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섬들이 많다. 빌라도 세우고, 요트장도 개발하면 굳이 발리섬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낙조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 자원들을 상품화해서 마케팅만 잘하면 성공해서 돈을 벌고 그것으로 다시 자원을 개발하는 선순환이 되면 보령은 경제적인 자립도 할 수 있다.

- 보령발전을 위해서 시급히 투자돼야 할 부분은.
인적자원을 길러야 한다. 개발이 가능한 자원을 찾아내고, 상품화하고, 마케팅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야별 전문가를 길러내야 한다. 초등학교때부터 보령 발전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지역 인재를 지역사회 내부에서 '발굴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유학이라도 보내서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혼이 실리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지역사회에 대한 역사를 가르치고, 이해를 업데이트하면서 자부심을 가진 인재를 길러야 한다. 보령발전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정신적인 배경이 박혀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보령제여의 최근 동향은 어떤가.
최근 시판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잘 되고 있다. 작년에 대한민국 기술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삼성이나 LG(국무총리상)를 제치고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안정성도 좋은 계열이고 약효도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병원은 다 들어갔다. 멕시코, 브라질, 중국 등으로 수출도 예정돼 있다. 보령제약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고혈압 신약을 만든 것이다. 고혈압 약은 전체 약업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다. 고혈압 약 중 50%는 이번에 우리가 만든 계열의 약제다. 이미 나온 7개의 약제는 특허가 곧 해제되지만, 이후로 약물이 안 나오고 있어서 전망이 좋은 편이다. 피마사탄이라는 성분이 기반이 돼서 단일제가 나오고, 이뇨복합제, 당뇨복합제, 혈전예방 복합제도 나오기 때문에 하나에 몇백억씩 벌 수 있고, 수출도 많이 하기 때문에 앞으로 보령제약 발전의 중심이 될 것이다.

- 추가로 구상하고 있는 신약개발 계획은.
세계최초로 신물질을 이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신기전을 활용한 아토피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다국적 기업과 제휴도 많이 하고 있다. 순환기 그룹, 항산계.항궤양.항알러지 그룹, 항암제 그룹, 투석 그룹, 일반약품 그룹 등 독립적으로 전문성을 갖추고 운영하는 회사는 보령제약 밖에 없다. 그래서 제휴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연구개발 분야는 매출대비 10% 이상 투입하고 있다.

- FTA나 약가인하 등으로 제약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약가 인하 문제로 약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령제약은 신물질 카나브를 개발해서 다른 회사보다는 좀 나은 편이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회사도 많다. FTA 때문에 이미 개발된 외국기술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예전에는 특허가 있더라도 마케팅 이전단계까지는 활용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허가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기초연구 분야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 박사학위 연구과제였던 제초제로 인한 불임의 영향에 대한 다른 추가 연구가 있는가.
제주도의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들이 유산이 잦고 불임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연구를 시작했는데, 토끼를 대상으로 제초제가 난소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연구를 했다. 결과적으로 일정부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들이 추가 연구를 해 주기를 바랐는데, 아직 추가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가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군가.
특정인을 존경한다기보다는 훌륭한 일을 하면서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을 존경한다. 아무리 업적을 남겼더라도 내세우는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좌우명이 있다면.
자녀들에게는 생각을 바르게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고, 말을 바르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과거로부터 배울 것으로 강조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더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배울 것이 있다. 바이엘 입사초기 영업활동을 위해 방문한 병원에서 면박을 당한 후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마케팅 분야로 진출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서도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하면 모든 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당초에는 45세 정도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계속 기회가 주니까 지금까지 일하게 됐다. 사업가로서 사업을 해 봤으면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못해 본 것이어서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다. 

-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은.
보지 말라는 책은 있다. 자기 경험은 없이 남의 말을 빌려서 쓴 책은 보지 말라고 한다. 혼이 실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책은 20여년 전에 아내 대신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누군가 버린 책을 읽었는데, 영화대사를 모아 놓은 책이었다. 여자 주인공이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남자 주인공이 ‘우리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를 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대목을 항상 실천하려고 한다. 항상 긍정적으로 매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독자들에게 인사말씀을 남겨달라.
보령에서는 보령신문이 지역신문으로는 첫 신문이고, 보령을 대표하는 신문으로서 보령사람들의 신문으로 오래토록 발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독자층이 다양할 것이니까 고루 보령의 소식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일에 대해서도 전달을 해 주기를 바란다. 지역신문으로서는 특색있는 대표신문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한때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점은 아쉬웠지만, 적은 식구지만 발행인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잘 하시기를 바란다. 

[김광호 사장 프로필]
▲대남초-대천중-대천고 졸업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건국대 수의학 박사

▲한국바이엘약품 영업 마케팅 과장
▲유한SP 창립 마케팅부장
▲바이엘코리아 영업본부장, 전무이사
▲바이엘 USA 국제마케팅부 극동담당 매니저
▲사노피 신데라보 코리아 부사장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장(현)
▲건국대학교 겸임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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